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금융 불안이 커지자 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21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S6에서 열린 '미 SVB 사태 대응 벤처·스타트업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벤처·스타트업의 올해 통계를 보니 1월 신규 벤처 투자액이 2579억원"이라며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400억원에 비하면 80% 이상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벤처·스타트업들이 자금 부문에서 매우 어려움을 겪는다"며 "듣기로는 성공 확률이 약 3% 정도에 불과하다는데, 나머지 97% 가까이는 실제로 위험에 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효율을 제거하고 특정한 방향으로 산업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정부의 기능은 불안을 없애는 것과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정책금융을 확대해 벤처·스타트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이 대표는 "아쉬운 것은 올해 모태펀드 예산이 40% 삭감된 것"이라며 "사실 4배로 늘려도 부족할 판인데 정부의 정책 방향·방침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제를 보는 시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도 모태펀드 예산을 복귀하거나 늘려나가는 정책금융을 확대하는 방향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 금융 불안이 매우 심각한 상태인데 아직은 그 피해가 현실화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몇 달 이내에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예측들이 있다"며 "앞으로 우리 경제에 이런 유사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역에서 금융 위기 현실화되지 않겠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며 "특정한 부문이나 영역, 회사의 불안이 전체 금융 또는 경제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유동성 부족과 지급 불능 등을 이유로 SVB 전 지점을 폐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재무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고객 예금을 전액 보증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이었던 SVB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 절차에 들어가자 우리 금융당국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