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 교량이 붕괴돼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교량은 수차례의 안전 점검에서 '양호'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돼 정부의 시설물 안전관리체계에 또다시 빈틈이 드러났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교량 일부가 붕괴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설물안전법)에 따른 제2종시설물로 일반 소규모 교량·터널보다 높은 안전수준을 요구받는 사회기반시설이다.
1993년 6월 준공된 정자교는 길이 108m, 너비 26m에 왕복 6차로로 도로 양쪽에 가드레일과 너비 2.2~2.5m의 보행로가 교량 부속시설로 설치돼 있다. 붕괴된 부분은 전체 구간 중 50여m의 보행로다.
정자교는 준공 이후 수십차례에 걸쳐 '정기안전점검'과 '정밀안전점검'을 받았다. 정기안전점검은 6개월에 한번 외관 조사를 하는 방식이다. 정밀안전점검은 2년에 1회 이상 측정·시험 장비를 이용해 진행된다. 정자교는 정기·정밀안전점검에서 각각 '안전' 등급과 B·C 등급을 받았다. 해당 등급은 경미한 결함이 있지만 일부 보수만 해도 사용이 가능한 수준을 의미한다.
부분 보수들도 이뤄졌다. 2002년과 2006년, 2012년에 걸쳐 교각·교대(기둥) 등에 대한 보수공사를 진행했다. 2020년에는 3억8000만원 이상을 투입해 '내진 성능' 보강 공사를 했다. 지난해 8~12월 바닥판 표면 보수와 단면 보수가 이뤄졌다. 보강·보수 공사를 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보행로 한 쪽 바닥이 무너져 내린 셈이다.
안전등급이 유명무실했던 것은 정자교뿐이 아니다. 올 1월에는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점검에서 'A등급'을 받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이었다. 도림보도육교는 현재 철거에 착수한 상태다.
국토부는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전국 노후 교량·터널 등을 포함하는 안전체계를 검토할 방침이다. 전국 교량 3만8722개 중 30년 이상 된 다리는 7000여개(약 18%) 정도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장 부실 점검 외에 시설물 안전평가체계 전반의 문제는 없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