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뉴스1

가계대출 금리가 떨어지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이 이자고통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기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여전히 크다.

변동금리 재산정 주기가 최소 6개월인 점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올 5월 재산정 주기가 도래하는 대출자부터 금리 인하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고정금리(2년)는 전날 연 3.42~5.91%를 기록해 금리 하단이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전세대출 고정금리는 3.42~4.82%로 5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어 NH농협은행이 3.81~5.91%, 신한은행이 4.07~5.08%, 우리은행이 4.32~4.92%, 하나은행이 4.501~5.101% 등의 순으로 금리 하단이 낮았다.


전세대출 금리 하단이 기준금리를 밑도는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대로 내려앉았다. 5대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는 이날 3.64~5.90%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이 3.64~5.04%, NH농협은행이 3.94~5.84%, 하나은행이 3.98~4.58%로 금리 하단이 3%대를 보였고 신한은행이 4.70~5.61%, 우리은행이 4.90~5.90%로 집계됐다.

전세대출과 주담대 최저금리가 3%대로 내려오면서 신용대출 최저금리 역시 4%대까지 내려왔다. 5대 은행 신용대출 6개월 변동금리는 이날 4.75~7.04%로 집계됐다.

한때 8% 선을 넘나들었던 가계대출 금리가 이처럼 3~4%대로 내려 앉았지만 기대출자들은 여전히 고금리에 허덕이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은행부문 감독·검사 현안 브리핑'에서 "신규 대출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신규 대출금리 하락 효과가 잔액기준에 반영되는 데 일정기간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잔액기준 금리도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2분기 중 하향 안정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현재 상당한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기 대출자도 조만간 금리 하락세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출금리가 낮아진 것은 은행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이 하락한 데다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확대한 영향이 컸다. 차주들이 적용받는 대출금리는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하지만 기대출자들이 금리 인하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가산금리와 우대금리의 경우 이미 체결된 대출 약정에 따라 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금감원이 올 2분기 기대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은행채와 코픽스 등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준거금리가 크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로 고점을 찍은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해 올 2월 3.53%까지 떨어졌다. 정기예금 금리가 3%대 초중반으로 떨어진 만큼 오는 14일 발표되는 3월 코픽스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픽스와 은행채 하락 추이와 변동금리 재산정 주기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오는 5월부터 기존 차주들도 금리인하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