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토네이도의 이동 경로와 강풍 영향 반경, 강수 정도에 따라 다각형(폴리곤)을 그린 뒤 피해 예상 규모를 설정하게 됩니다. 운전자에게 경보를 보낼지, 집안에 있는 이들에게도 대피를 요구할지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미국 악천후합동연구소(CIWRO) 선임연구원인 데일 모리스 예보교육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노먼 국립기상청(NWS·National Weather Service) 산하 경보 확정 교육센터(WDTD·Warning Decision Training Division)에서 진행한 한국 언론인 대상 기상예보관 체험 교육에서 이같이 말했다.
예시로 나온 토네이도는 멕시코만과 인접한 텍사스주에서 발생해 미국 중부를 따라 오클라호마주까지 북상 중이었다. 데일 예보관은 마우스로 토네이도의 강도가 가장 강한 곳 바로 아래를 짚었다. 강도는 기압 배치상 토네이도 중심보다 약간 위쪽이 더 강했지만, 이동 동선이 되는 토네이도 중심은 그것보다 조금 낮다고 판단했다.
모니터상으로는 1~2㎝ 차이지만 경보가 발령되는 지역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데일 예보교육관은 "위험예상 지역에 특보를 빠르게 내는 게 중요하다. 도로를 달리던 차들도 날려버릴 위력의 토네이도가 왕왕 있으므로 대피 시간을 1초라도 빨리 벌어야 한다"고 했다.
빨간색 알람이 뜬 '즉시 경보발령'(Go Ahead) 버튼을 누르자 화면 하단에 알람이 표시됐다. 설치해 둔 복합기에서는 특보 발효 정보 상세 내용이 곧바로 출력됐다. 특보가 발효되자마자 각 언론사나 공공기관의 방재 팩스에 전파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예보관이 분석한 바람 세기와 우박 크기, 비의 강도, 대피 필요성 등이 다양하게 담겼다. 일일이 글로 쓰지 않고, 클릭 몇 번으로 통보문이 완성돼 예보관의 인적 실수(Human Error) 부담도 덜었다.
미국은 기상특보를 감시(Watches)와 주의보(Advisories) 경보(Warning) 3단계로 발령한다. 발생위치와 발생시간이 불확실한 상태인 감시 단계에서 직접적으로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경보 단계로 격상되는 경우가 잦고 빨라서 긴급한 판단이 요구된다.
미국은 이런 예보관 경보 확정 교육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위스콘신 매디슨대의 기후위성협동연구소(CIMSS) 워싱턴대 기후해양생태계연구소(CICOES) 등 약 15개 대학에서 NWS 소속 예보관 등에게 교육을 제공 중인데, WDTD 교육이 인기가 가장 높은 편이다.
WDTD가 위치한 미국 중·서부 전역이 토네이도 발생 구역인 데다 토네이도가 한번 훑고 지나간 자리는 폐허가 되다시피 하므로 일반 주민들도 토네이도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큰 지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토네이도 가능 구역이 점차 동쪽으로 확장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교육을 총괄한 질 하디 예보교육관은 "미국 전역에 150곳가량 설치돼 있는 지방기상대(WFO)에 근무하는 15~17명 예보관 중 저년차 예보관을 대상으로 매년 교육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질 예보교육관은 또 "미국은 지역마다 기상상황이 판이하게 달라 예보관마다 주특기가 다르다. 주전공 분야가 아니라도 언제든 빠르게 예보를 내릴 수 있도록 숙달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우리 기상청도 지난 2020년부터 전국 약 150명의 예보관을 대상으로 위험기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기상기후인재개발원을 통해 중장기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까지 총 39명의 예보관이 통계와 대기역학, 중규모 기상 현상에 대한 전문 교육을 받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보국은 주간 11시간, 야간 13시간 교대근무로 돌아가기 때문에 교육을 받기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중 일부는 콜로라도주 볼더 지방기상청 소재 기상전문교육기관인 코맷(COMET)에서 미국 예보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변화 등으로 이상기후 상황이 잦아진 만큼 첨단 기상 예보기술을 익히는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폭우 등 위험 기상상황을 지자체와 국민에게 보다 빠르게 전파하는 긴급재난문자 운영지침을 마련해 6월부터 수도권에서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시간당 강수량이 50㎜ 이상이거나 3시간 강수량이 90㎜를 넘을 것으로 관측될 때에는 최소 20분 전에 해당 지역 주민에게 직접 발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