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 등을 이용해 공공택지 입찰 수를 늘리는 이른바 '벌떼입찰'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호반그룹을 처벌함에 따라 향후 중견건설업체들의 추가 제재도 이뤄질 전망이다. 대방·중흥·우미·제일건설 등이 제재 대상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호반그룹의 벌떼입찰에 대한 과징금 총 608억원을 부과했다. 다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이 아닌 부당지원 혐의를 적용했다.
공정위는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벌떼입찰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다만 이를 통해 계열사 간 부당지원이 이뤄질 경우 제재할 수 있다. 공정위는 대방·중흥·우미·제일건설의 위법 여부도 조사 중이다.
벌떼입찰은 공공택지 입찰이 추첨제인 상황에서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위장 계열사를 만들고 입찰에 참여시킨 수법을 말한다. 공공택지의 경우 시세 대비 낮은 가격에 민간에 공급돼 이들 건설업체는 아파트 건설 사업을 해 높은 분양 수익을 얻었다.
낙찰받은 택지를 계열사에 양도하면서 부당지원이 발생한 점도 지적됐다. 호반그룹은 2010년 12월~2015년 9월 호반건설주택·호반산업 등 9개 계열사에 23개 공공택지를 양도했다.
택지를 양도받은 회사는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장남·차남 회사였다. 시행사업 경험이 부족하지만 호반건설의 지원과 무상 지급보증 등을 통해 시행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다른 건설업체의 조사에서도 부당지원 여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조치해달라는 의견을 받아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벌떼입찰 행위 자체는 검찰·경찰의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 광주경찰청은 올 2월 중흥건설 대표 등 2명을 이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국토부는 지난 4월 벌떼입찰이 의심되는 13개사를 수사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