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오늘(1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 가운데 보험사들은 자금 이동을 줄이기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보험사들은 퇴직연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증권사 등 수익률 전략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디폴트옵션 시행에 대비해 전담 사업부(DC/IRP 사업부)를 두고 DC/IRP 가입자를 전담 관리하는 중이다. DC/IRP 사업부는 전사 PB조직과의 연계를 통해 가입자가 퇴직연금 상품 외 투자, 보험, 은퇴설계에 이르기까지 원스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업무 프로세스도 구축했다.
삼성생명은 고객 수익률 관리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가입자 본인이 설정한 상한, 하한 수익률에 도달하거나, 손실이 크게 발생한 가입자의 경우 SMS를 통해 안내하는 등 시스템을 통해 고객 수익률 관리에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DC형 수익률과 모바일 서비스 경쟁력 제고로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나서는 한편 고객 중심의 퇴직연금 상품과 서비스 제공으로 디폴트옵션 시행 후에도 차별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교보생명은 디폴트옵션에 대비해 모바일 앱 편의성을 제고했다. 디폴트옵션이 DC/IRP형 가입자를 타겟으로 한 만큼 비대면 퇴직연금 관리 절차를 편리하게 변경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하는 등 전산시스템에 약 125억원을 투자했다.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인터넷 및 모바일 서비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2022년 퇴직연금 컨설팅센터를 신설해 선진적인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무·회계·계리·투자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객이 원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 방법을 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노사가 합의한 상품에 적립금을 자동으로 투자해 운용하는 제도다. 그동안 퇴직연금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험자산의 투자 한도를 70%로 한정하고 있지만 제도가 시행되면 100%까지 위험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을 높이고 싶은 소비자들이 제도 시행을 계기로 투자 노하우를 보유한 증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86조5829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시장 가운데 점유율 25.6%을 차지했다. 보험권의 퇴직연금은 DC형과 IRP시장 보다는 DB형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올 1분기 기준 보험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DB형이 69조745억원으로 DC형(13조2447억원)과 IRP(3조6337억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위험도와 변동성을 고려해 안정성이 있는 우량 상품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일부 보험사에서는 관련 사업부를 신설하거나 확대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