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월 아파트 가격 낙폭 연중이 연중 최저를 기록했으나 상승세로 반전하지는 못했다. 시장 분위기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갖고 움직이는 탓에 현재 부동산 시장이 혼조세를 드러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4월 전국적으로 줄어들었던 주택 매매거래량은 5월 다시 회복세를 나타냈다. 4월까지 감소했던 가계대출이 5월 들어 재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가계에서 주택 구입 목적의 대출을 일으켜 매수에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예상된다.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3년 7월 월간 부동산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0.11% 하락했으며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적은 낙폭으로 드러났다.
서울은 -0.11%, 인천은 -0.13%를 기록했고 경기의 하락률은 0.11%였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올해 2분기 들어 서울·인천·경기 각각의 가격 변화율이 평균에 수렴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하락폭 둔화가 지역별로 차이가 났던 1분기의 상황과는 상이한데, 지역 간 분위기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일부 견해와는 상반돼 향후 시장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2만4739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의 거래량 비중은 26.1%(6468가구)로 연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통상 매년 5월 거래량이 많았던 것은 보유세 기산일(6월1일)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올해에는 보유세 부담에 다소 완화됐음에도 거래량이 최대치를 찍었다는 점에 시선이 모였다.
지방에서도 1년 만에 가장 적은 낙폭인 -0.17%에 머무르며 수도권과 비슷한 회복 양상을 보였다. 김 부연구위원은 "가격 하락폭 축소의 원인을 지역별로 분석해보면 특정 지역에서 괄목할 만한 가격 상승이 일어났다기보단 지방시장이 전반적으로 낙폭을 줄인 것으로 관찰된다"며 "매달 1% 이상 하락했던 울산, 부산, 대구, 대전 일부 지역 매물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방의 지난 5월 주택 매매거래량 역시 올해 최대 기록인 3만437가구였다. 지난달에 비해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전북(37.5%)이었으며 경기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대구는 전월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월 대비 거래량이 줄어든 지역은 제주(-1.8%)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40.7%, 올해 5월까지 누적거래량으로 비교하면 전년 대비 41.6% 각각 감소했다. 다만 실거래가 신고된 거래액을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지난 1월보다 2.1배 이상 늘어난 1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지난 5월 이뤄진 매매계약 중 외지인 거래 비중은 지난 2006년 1월 통계를 집계한 이후 17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29.4%였다. 올해 최저치인 15.7%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매매거래 1만5470건 중 4547건이 매수인 거주지가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분석됐다.
지난 5월 순유출된 서울의 인구는 3353명이고 올해 5월까지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가 7000명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외지인의 거래 비중이 높은 편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3년 이하 보유자의 매도 비율은 직전월보다 6.8%포인트(p) 감소한 27.1%로 7개월 만에 30% 미만까지 떨어졌다.
지난 6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16% 하락했다. 수도권 가격 지수는 0.0%대의 인상률을 보이며 1년6개월 만에 상승 전환됐다. 지방 전세가격 하락폭은 -0.32%로 집계됐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 통합가격은 전세와는 달리 6월 들어서도 0.13% 수준의 내림세를 이어갔다. 서울 월세는 전월보다 0.02% 올랐으며 그 중에서도 서초·강남·송파·강동이 속해있는 동남권 변동률이 0.19%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월간 상승폭이 가장 컸던 지역은 경기 광명으로 전월 대비 0.54% 높아지며 성남(0.47%)과 함께 낙폭 축소를 견인했다. 지난 5월 임차거래 중 월세 비중은 약 58.7%로 지난 5월 59.5% 이후 가장 컸으나 이는 임대차 거래신고 유예기간 종료에 따른 변수가 적용된 결과일 수 있어 해석에 유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건산연의 입장이다.
지난달 전국 주택 인허가는 전년 누적(1~5월) 대비 24.6% 감소한 15만7000가구였다. 수도권에서 나타난 누적 인허가 내림세는 지난 5월 23.7%에서 6월 17.3%로 소폭 개선됐지만 지방광역시(8.9%→17.8%)와 8개도(29.9% →33.7% )에서 전년 누적 대비 감소폭이 큰 상황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를 수도권으로의 사업 집중 경향으로 해석할지 아니면 혼란스러운 현재 상황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할지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까지 수도권에서 분양된 물량은 7636가구로 전년 동기에 비해선 0.8% 증가했지만 전월보다 15.8% 줄었다. 서울(1184가구)과 인천(856가구)의 분양이 늘었음에도 수도권 분양 물량 중 상당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경기에서 전월보다 3000가구가량 물량이 빠지면서 감소세가 드러났다.
지방에서는 전월 대비 증가폭은 줄었지만(18.0%→ 8.0%) 2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같은 달까지 누적 물량을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올해 6월까지의 누적 분양 물량이 65.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달보다는 감소폭이 줄어들었지만 눈에 띄는 성과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운데다 하반기 지방 분양 시장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가세가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향후 6개월 동안의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약 23만7000가구로 추산된다. 입주 예정월이 미정된 상태로 남아있는 사업장은 역세권청년주택을 중심으로 약 3만8000가구 정도다.
분양 물량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만큼 미분양 물량은 하락장에 진입했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8865가구로 7만가구를 넘어선 지난 1월 이후 가장 적었다.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각각 직전월 대비 -7.0%와 -2.8%의 변동률을 보였다. 김 부 연구위원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미분양 재고가 남아 있었던 시기는 2013년 말 경으로, 전국적으로 청약 열기가 재점화되기 직전 수준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현재 감소세는 우위 입지 분양 물량의 선별적 출회에 따른 미분양 물량의 감소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공사 후 미분양은 8892가구로 여전히 증가세다. 지난해 5월(6830가구)와 비교하면 1년 사이 30.2%가 늘었다. 지방에선 지난 4월보다 3% 증가했으나 수도권에서는 2% 가량 감소(1649가구→1616가구)했다. 올해 3월까지 지속된 미분양 증가 추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이 2021년 10월이었고 공사 후 미분양은 지난해 6월부터 많아지기 시작했음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공사 후 미분양의 증가세가 지속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전국 매매수급동향지수는 86.3으로 조사돼 전월 대비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다. 매매수급동향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5월까지 매매수급동향지수의 회복은 비교적 급격히 이뤄지다 6월 들어 상승 속도가 느려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 매매수급동향지수의 격차는 0.1포인트 수준으로, 전국적으로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현상이 유사한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전세수급동향지수의 오름세 또한 주춤했는데 여기에는 수도권 전세가 소폭 상승 등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으로, 13개월여만에 100선을 회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111을 기록했던 해당 지수는 한 달 후 98로 하락해 13개월 동안 100미만을 유지했지만 지난달 다시 올라왔다. 김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이라는 의미는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응답자와 하락을 전망하는 응답자의 기세가 동등하다는 의미로 지수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의 가격 반등이 관측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향후 가격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