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로 시작된 미래 모빌리티의 균형추가 '소프트웨어 중심이 자동차'(SDV)로 기울어졌다. 소프트웨어(SW)가 지배하는 자동차의 영역이 넓어질수록 미래 먹거리 경쟁도 치열하다.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전자·부품·IT업계까지 모두 자동차 운영체제(OS) 구축에 뛰어들며 시장 선점 경쟁에 한창이다.
車 개념 '이동수단'→ '이동하는 생활공간'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하는 생활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는 배경은 SW 적용 범위가 넓어져서다.SW를 통해 모든 걸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자동차 내부의 모든 조작뿐만 아니라 자율주행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까지 SW 무선업데이트(OTA)로 가능해졌다.
자동차에 적용된 SW의 범위가 갈수록 확대되는 분위기는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2023'에서도 확인됐다.
최근 막을 내린 IAA 2023은 '모빌리티의 연결을 경험하라'(Experience Connected Mobility)를 주제로 열렸다. 이를 증명하듯 참가 기업들은 저마다 SW를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꼽으며 전동화 기반의 융복합 기술과 비전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SDV 시대가 도래 하면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운전자가 차 안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경험을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할 기회'로 보고 있다.
완성차업체는 물론 커넥티드카, 자율주행과 관련된 모든 전자·전기·부품·정보기술(IT) 업체들이 과감한 투자와 인재 확보에 총력을 쏟아 붓고 있는 이유다.
치열해진 SDV 시장 경쟁… OS 구축에 '사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이번 IAA2023에서 SDV 비전을 한층 구체화 했다.독자 개발한 차량 전용 OS인 MB.OS를 오는 2025년부터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한 메르세데스-벤츠는 IAA 2023에서 현지 1위 기업과 협력해 각 나라마다 최적화된 SW생태계를 구축겠다고 선언했다.
유럽·북미 등에서는 구글맵, 한국에서는 티맵 기반의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
BMW는 콘셉트카 비전 노이어 클라쎄(Vision Neue Klasse)를 통해 최신 OS iDrive(i드라이브)를 공개했다.
BMW는 노이어 클라쎄에 차세대 SW 아키텍처와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한 새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iDrive는 차량, 멀티미디어, 내비게이션 등 BMW의 시스템 대부분을 제어하는 통신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노이어 클라쎄 플랫폼이 적용된 차량은 2025년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자율주행을 비롯한 SDV 플랫폼 개발을 자회사 카리아드가 맡고 있다. 2024년 출시될 그룹의 두 번째 전기 플랫폼인 PPE 모델에는 카리아드가 새로 개발한 고성능 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적용될 예정이다.
디젤 게이트 이후 재빨리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낸 폭스바겐은 카리아드를 주축으로 그룹의 통합형 독자 OS인 VW.OS를 개발하고 있다.
VW.OS는 그룹 내 전기차 플랫폼부터 SDV를 위한 전동화 기반의 SW를 통합·연계해 차량 기능 전반을 제어한다.
생태계 확장하는 부품·반도체·IT업계
콘티넨탈, 보쉬 등 글로벌 부품회사를 비롯해 반도체업체인 퀄컴도 IAA 2023에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연결과 확장을 위한 SW 전략을 공개했다.콘티넨탈은 SW 기반의 지속가능 모빌리티를 구현하기 위해 도로부터 클라우드까지 아우르는 SDV 솔루션을 공개했다. 콘티넨탈은 대량의 데이터를 클라우드와 주고받을 수 있도록 모든 데이터를 처리·관리 및 전송할 수 있는 SW를 개발 중이다.
콘티넨탈은 구글과 함께 전동화 차량에 탑재되는 스마트 콕핏 기술도 선보이며 고성능 컴퓨터(HPC) 제품으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보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디오 인식 SW를 독립형 제품으로 선보였다. 하드웨어(HW)와 관계없이 비디오 기반 센서만으로 주변 환경을 쉽게 감지할 수 있어 양산차에 적용하기 수월하다.
보쉬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자동 주차 기능 등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퀄컴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SDV와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통합 인프라와 도구를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DV 대중화를 위해 완성차 주무자상표부착(OEM) 및 전장부품 기업이 자사 개발 프로세스에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할 수 있도록 협력할 방침이다.
퀄컴은 SW로 차량의 자동 제동이나 차선 보조등 등 안전 기능을 구동하는 차량 내 컴퓨터 비전 시스템을 지원하고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이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SDV 인재 발굴 총력전
본격적인 SDV 시대로 진입하면서 각 회사들은 미래 모빌리티를 주도할 인재 확보에도 총력을 다 하고 있다.SW가 자동차의 모든 것을 통제하는 시대가 오지만 SW를 개발하고 적용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건 전적으로 인재 영역이기 때문이다.
벤츠는 SW 역량을 높이기 위해 이미 3000명 이상의 개발자를 채용했다. 앞으로 1만명 이상의 인재를 추가로 뽑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인재 개발 측면에서는 2030년까지 13억 유로(약 1조 8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두뇌기지로 자리매김한 포티투닷 역시 인재 확보에 적극적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의 SDV 전환과 미래차 시장 선점에 총력을 다하고 있어 포티투닷의 역할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는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00개가 넘는 직군에 대한 자사 채용 공고를 공유하며 "수도 없이 새로운 방향성에 너무나도 도전적이고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SW 및 AI 기반 자동차를 같이 만들어 나갈 분을 찾고 있다"고 적어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