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의 상속분쟁이 본격화됐다. / 사진=뉴시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모친과 여동생들이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 재산 재분할 소송의 첫 변론기일에서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유지가 담긴 메모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제11민사부(부장판사 박태일)는 5일 오후 3시30분 고 구본무 전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이 참칭 상속권자로 인해 침해된 경우 상속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침해의 회복을 위해 갖게 되는 청구권이다. 참칭 상속권자는 법률상 상속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속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점유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날 재판에서는 양쪽 법률 대리인만 참석한 가운데 소송을 제기한 세 모녀가 구 전 회장의 유지가 담긴 문서의 내용을 인지했는지 등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원고 측은 "김영식·구연경씨는 구 회장이 LG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다는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속아서 협의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유언장이 있다고 한 적은 없고, 구 전 회장의 유지가 담긴 문서가 있다고 말하고 보여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선대회장이 경영재산(주식) 전체를 구광모 회장에게 넘긴다고 말씀하셨다"며 "저는 그 내용을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정리해 다음 날 선대회장의 자필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구본무 전 회장이 돌아가신 후 2018년 6~7월경에 (원고들에게) 상속 절차를 보고하면서 메모를 보여준 걸로 기억한다"며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대표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원고 측은 해당 메모를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해당 메모는 상속 절차가 마무리된 후 폐기된 상태다.

하 사장은 구본무 전 회장의 메모에 따라 주식 전체가 구광모 회장에게 상속됐어야 하지만 원고의 의견에 따라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처음에는 전체 지분이 구 회장에게 가는 것에 동의했다가 김영식 사모님이 '딸들이 주식을 한 주도 못 받는 게 서운하다'고 했다"며 "구 회장과 상의해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15%를 제외한 지분 2.51%를 자매에게 주는 것을 제안했고 다들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16일 하 사장을 상대로 추가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