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국내 IT기업이 급성장하며 대규모 사무실 임차에 나선 것을 원인으로 수도권 오피스 공실률이 1%를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의 영향으로 매각가는 떨어지며 지속적인 캡레이트(부동산 투자를 통해 거두는 1년 수익률) 상승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에서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계속 시사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글로벌 부동산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분당 권역 오피스 투자 시장 거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2조원을 기록했다. 총 거래 건수는 8건이다.
CBD(종로·중구)에서는 타워8이 5490억원에 DWS자산운용으로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손바뀜했다. 신협중앙회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면서 계약이 완료됐다. 기타 권역에서는 용산 더프라임타워가 2384억 원에 신한리츠운용에서 이지스자산운용으로 매각됐다. 국내 상장 리츠 자산 중에선 최초로 매각된 건물이다.
올해 3분기 오피스 캡레이트(부동산 투자를 통해 거두는 1년 수익률)는 전 분기 대비 0.2%포인트(p) 상승한 4.1%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팽팽했던 매도자와 매수자의 기대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오피스 매매가 오름세가 멈춘 것이 캡레이트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서울 A급 오피스 평당 매매가가 고금리로 인해 전 분기 대비 약 10% 하락했다.
실물 자산 대신 지분을 이용한 거래도 늘어나는 추세다.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은 서울 종로에 위치한 씨티뱅크센터를 당초
'에셋딜'(asset deal, 자산 소유권 매각)에서 부동산 펀드는 그대로 두고 수익증권만 거래하는 '쉐어딜'(share deal) 형태 변경, 케펠자산운용에게 1673억원에 매각했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은 네이버가 보유한 판교 파크원타워의 지분 45.08%를 약 2300억원에 매입을 완료했다.
고금리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줄며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양질의 대형 임차 공간을 찾는 수요 증가와 사옥 확보를 목적으로 거래에 직접 참여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다. 스케일타워에 현대자동차가, 오토웨이타워에 넥슨이 투자에 참여한 것이 올해 주요 사례로 꼽힌다.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서치팀장은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로서 시장에 직접 참여하면서 고금리로 인해 얼어붙은 투자 시장이 일부 살아났으나, 올해 연말까지 미국 연준의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국내 은행채 순 발행 규모 증가에 따른 부동산 대출 금리가 당분간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투자 시장의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대폭 축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