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과대학에 이어 간호대학의 입학 정원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2019년부터 매년 700명씩 늘렸지만 여전히 임상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보건복지부는 1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산하에 '간호인력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간호대학 입학 정원을 결정하기 위한 2023년도 제1차 회의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지난 4월 발표한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며 정부 위원, 간호대 교수, 임상 간호사, 소비자단체 등 각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다. 이는 간호대학 입학정원 증원 규모와 정원 증원분의 대학별 배정 방식을 논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구성됐다.
위원회는 1차 회의에서 지금까지 증원해온 간호대 정원을 바탕으로 간호인력 수급정책 경과와 효과에 대해 평가하고 향후 위원회 운영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2025학년도부터 매년 1000명가량 증원하는 것을 목표로 다음달 초까지 격주 회의를 개최해 논의할 예정이다. 대학별 정원 배정 방식 개선 방안도 마련해 연말까지 보정심에 보고하고 교육부에 통보할 계획이다.
지난 16년간 간호대 입학 정원은 2008년 1만1686명에서 올해 2만3183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그 결과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 수도 2배 이상 늘었다. 임상 간호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008년 2.16명에서 올해 5.02명으로 2.32배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 임상 간호사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2020년 기준 OECD 평균 임상 간호사 수는 인구 1000명당 8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019학년도부터는 전국 간호대 입학정원을 매년 700명씩 증원하고 있다"며 "내후년부터는 증원 규모를 매년 약 1000명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호대 증원은 현재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것보다 논의가 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간호계도 임상 간호사 인력 부족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어 증원 규모에 대한 이견은 있지만 증원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간호계는 위원회를 만들고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이제야 실행이 된 것"이라며 "정부가 간호대 정원을 늘리긴 했지만 아무 대책 없이 무분별하게 증원만 해서 매년 1만명의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간호사 면허를 보유한 사람 중 실제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간호사 면허 소지자는 약 48만1000명이었지만 이 중 활동 간호사는 52.6%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OECD 국가 중 면허 간호사 대비 임상 간호사 비율은 최하위권이다.
간호사 업무 강도를 지금의 80% 수준으로 완화한다고 가정했을 떄 2035년까지 간호사 약 5만6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간호대학 입학정원 증원과 함께 근무환경 개선을 통한 간호사 이탈 방지 정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4월 양질의 간호 인력을 양성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두달 뒤 부터 '간호사 교대제 개선 시범사업'을 추진해 60개 의료기관을 지원하고 있다. 또 'PA 간호사'(수술실 보조 등 의사의 의료행위 일부를 대신하는 간호사)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진료지원인력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7차례 회의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번 간호인력 전문위원회를 시작으로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간호인력 수급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착실히 이행해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