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투자를 통해 효율적인 사회기반시설(SOC)을 확충하고 운용하기 위해 시행되는 민자사업이 2020년을 기점으로 사업수와 총투자비 등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고액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 최근 몇 년 간 잇따라 실시협약을 맺은 데에 따른 결과다. 관련 법령 개정으로 민간 업체가 뛰어들 수 있는 사업 종류가 늘어났지만 성패를 확신할 수 없다 보니 새로운 유형의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을 기점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민자사업 총 투자비는 올해도 오름세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민자사업은 2007년에 사업수와 총투자비가 최대치를 기록한 후 점차 감소하다 2020년부터 반등했다. 예외로 2018년엔 총투자비가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신안산선 복선전철과 GTX-A 등 대형 민자사업의 실시협약이 체결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사업수는 31건, 총투자비는 3조1000억원으로 민간 업체가 시설을 지은 뒤 직접 운영하 수익형은 전년과 동일한 6건에 머물렀다. 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임대해서 쓰는 임대형은 2021년 15건에서 2022년 25건으로 늘었다. 기존 학교를 기후위기 대응과 스마트 교육이 가능한 미래학교로 전환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임대형 민자사업'이 추진되면서다.
올해에는 4조3000억원 규모의 GTX-C와 잠실 스포츠 MICE 복합공간(2조1000억원) 등의 대형 민자사업의실시협약 체결이 예상, 지난해보다 총투자비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 투자법'(민간투자법)이 개정되며 종전 53개 시설만 가능했던 민간투자가 ▲경제활동 기반 시설 ▲사회서비스 제공 시설 ▲공용·공공용 시설로 확대됐다. 다양한 민자사업을 건설할 수 있는 활로가 열렸으나 여전히 주로 기존 사업만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1994년부터 2022년까지 민자사업은 총 818개, 총 투자비 125조7000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대상사업으로는 교육이 278건으로 가장 많고, 총투자비는 도로가 47조4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사업추진 실적을 보면 수익형은 276개(33.7%)에 총투자비 91조30000억원(72.7%) 임대형은 542개(66.3%)와 총투자비 34조3000억원(27.3%) 규모로 각각 집계됐다. 발주방식에서는 수익형의 경우 정부고시 111개(40.2%) 민간제안 165개(59.8%)로 민간제안의 비중이 높았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간사업자가 추진 사례가 없는 새로운 사업을 제안하는 것은 곧 주무관청의 추진에 대한 확신이 없어 사업 위험성이 크다고 평가되는 탓에 다양한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