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우산 가져가야지. 이따 비 온대."
16일 오전 7시50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반포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아들을 급하게 부르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수험생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우산을 꼭 쥐여주며 응원을 건넸다.
기자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반포고(제18시험지구 제21시험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7시4분. 이른 시간임에도 수험생을 응원하러 온 후배와 친구들이 눈에 띄었다.
오전 7시35분쯤 '두 번째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과 친구들을 만났다. 놀랍게도 수험생 당사자보다 응원하러 온 친구들이 먼저 도착해 전화로 길을 알려주는 훈훈한 모습이 연출됐다.
친구를 응원하러 온 A씨는 "1년 동안 친구가 고생한 걸 잘 알고 있어서 이번에는 꼭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면 좋겠다"며 "걱정은 안 할게. 잘 보고와"라고 응원했다. 또 다른 친구 B씨는 "친구가 6월 모의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끝나고 놀러 가자. 고생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수험생 아들을 시험장 안으로 들여보낸 후 교문이 닫힐 때까지 묵묵히 교문 앞을 지키는 어머니도 있었다.
어머니 C씨는 "성공의 경험이 있어야 자신감이 생길 텐데 청소년기를 벗어나는 아이에게 대입이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아들이 두 번째 수능인데 시험 잘 보고 대학에 합격해서 자신감 있는 인생을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7시40분이 넘어가자 교문 앞은 수험생과 학부모로 북적였다. 어머니에게 손을 흔들고 웃으며 들어가는 수험생, 걱정된 표정을 짓는 수험생, 부모와 포옹하며 각오를 다지는 수험생 등 표정도 다양했다.
수능이 치러지는 16일은 오전 10시부터 비가 내릴 확률이 높아 우산을 챙겨가는 수험생도 볼 수 있었다. 오전 7시50분 아들이 차에서 내리자 다급하게 아들을 부르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버지는 수험생 아들에게 우산을 건넸다. 수능이 끝난 후 아들이 비를 맞지 않을까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아들의 도시락을 뒤늦게 전달한 어머니도 있었다. 오전 7시45분 아들을 교문 앞에 내려준 어머니는 아들에게 도시락을 건네기 위해 다시 차를 몰고 교문이 닫히기 직전인 오전 8시9분쯤 교문 앞에 도착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아들 도시락! 미안해, 시험 잘 보고 와"라는 말을 건넨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중동고등학교 1·2학년으로 구성된 5명의 학생은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교문 앞에 서있었다. 오전 8시27분 교문이 닫히자 이 학생들은 시험장을 향해 큰절을 하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 시작된 2024학년도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원서를 접수한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3442명 감소한 50만4588명이다. 수험생들은 국어영역을 시작으로 오후 4시37분(한국사·탐구)과 5시45분(제2외국어·한문)까지 시험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