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계묘년 '1조 클럽' 증권사 없다… 리더십 교체 속 조직개편 속도
"자산 2800조 돌파" 증권사, 고액자산가 WM 무기 정면 돌파
③ [르포] "예술에 꽂힌 부자들" 미래에셋증권, 자산가 특화점포 아트테크 세미나
'350조' 퇴직연금 선점 총력… 갑진년 ETF 투자 전략 키워드


국내 고액자산가의 규모와 자산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가 자산관리(WM)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동안 증권사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해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지속되자 증권사들은 실적 돌파구로 WM 부문 강화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 WM 자산규모(펀드·투자일임·특정금전신탁)는 2807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 말(1399조원)과 비교해 1408조원(105%)가량 늘어난 수치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부동산PF 리스크 영향으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IB(기업금융) 부문에서 손실을 입었지만 WM 자산규모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PF 부진… WM 사업전략 강화

WM은 자산운용(AM) 사업 대비 높은 마진율을 자랑하기에 증권사 입장에선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다. 더불어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 이후 PF(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리테일(소매금융)과 WM으로 수익을 대체하기 위함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KB경영연구소의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자산가는 42만4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3만1000여명이 증가했다. 고액자산가의 금융자산은 2883조원으로 10.1% 확대되며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고액자산가가 늘어나고 향후에도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증권업계에선 여러 군소형 점포를 대형 점포로 통합하면서 WM 특화형 점포를 열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인천WM센터와 부평WM센터를 통합해 인천금융센터를 오픈했다. 신한투자증권 또한 대전금융센터, 인천금융센터, 제주금융센터, 대구금융센터 등 지역 거점형 대형 점포를 출범시켰다. 대신증권은 올해 말까지 신촌WM센터, 사당WM센터, 광화문센터, 여의도영업부를 합쳐 여의도에 통합점포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세미나, 골프행사 등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VIP를 대상으로 한 각종 세미나, 클래스를 열고 있으며 유안타증권은 최우수 고객 130여명을 대상으로 'VIP 초청 자선 프로암대회'를 개최, 동반 라운딩을 펼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리테일에서 수익을 창출했는데 시장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꾸준한 수익이 가능한 IB에 집중했다. IB는 증시 영향을 덜 받으니 IB를 키워왔는데 부동산 PF 사태로 위축이 되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리테일(소매금융)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WM 부문에 힘을 주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WM사업부를 총괄하던 허선호 부회장은 국내 영업 사령탑 자리에 올랐으며 WM사업부 내에서는 고객자산배분본부 조직을 배치하고 디지털 전환까지 추진했다.

신영증권은 최근 홍성혜 전 한국씨티은행 WM센터 영업본부장을 헤리티지 영업담당 임원(전무)으로 선임했다. 헤리티지는 신영증권의 신탁 솔루션 브랜드이며 홍 전무는 국내 자산관리업계 프라이빗뱅커(PB) 1세대로 꼽힌다. 홍 전무를 통해 초고액 자산가 고객망을 확보하려는 신영증권의 의지가 드러난다.

교보증권은 WM 영업조직을 기존 총 5권역 체제에서 제1지역본부, 제2지역본부로 이원화해 효율성을 높였고 KB증권은 작년 초고액자산가 전담조직인 GWS본부를 신설했다.

1년 새 증권사 점포 57곳 사라져… 특화점포 '집중' 고액 자산가 공략

삼성증권서울반포WM지점통합이전,/사진=뉴스1

일반점포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고액 자산가들을 유인하기 위해 특화점포 개설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대형 증권사들이 보유한 고액 자산가 비중이 지속 커지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빅4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들이 보유한 1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총수는 3분기 말 기준 93만9175명으로, 작년 4분기 말(76만9286명)보다 22.1%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의 1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수는 3분기 기준 각각 31만6265명, 23만1000명, 20만명으로, 작년 말보다 4만명씩 늘었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들어 약 25%나 증가했다.

특히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증가폭은 더 컸다. 빅4 증권사들의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총수는 3분기 말 기준 5만9003명이었다. 지난해 말보다 50% 넘게 늘었다.

이처럼 WM 특화형 점포가 주목받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최근 고액자산가들이 몰린 부촌에 영업점을 잇따라 개설하면서 눈길을 끌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에는 증권사 5곳이 입점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곳은 래미안 원베일리(2990세대)를 비롯해 인근에 위치한 아크로 리버파크(1612세대), 래미안 퍼스티지(2444세대), 반포 자이(3410세대) 등 인근 대단지 아파트들을 포함하면 총 1만세대에 달하는 '잠재 고객'이 있는 셈이다.

이달부터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이 영업을 시작한 데 이어 KB증권도 내년 개점을 목표로 준비에 한창이다. 1만여 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 내 고액자산가 고객을 유치하고 WM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박경희 삼성증권 채널영업부문장(부사장)은 "고객의 니즈에 맞춰 고액 자산가 서비스를 비롯한 삼성증권의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