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이 4월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민생과 정치 개혁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서민·소상공인 최대 290만명의 연체기록을 삭제하는 '신용사면'을 추진하는 등 민생 해법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엔 '국회의원 정수 축소'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의원 정수 축소를 내세워 총선에서 '정치개혁'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한 위원장은 지금까지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 땐 세비 반납 △자당 귀책 사유로 열리는 재보궐 선거에 무공천 △의원 정수 300명→250명 축소 등 4가지 정치개혁안을 제시했다.
7개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공세인 동시에, 정치 개혁안에 반대할 경우 자칫 '반혁신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점을 통해 여론전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이 제안한 내용들은 총선 공천 과정에도 반영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출마 후보자가 공천을 신청할 때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와 금고형 이상 확정시 재판 기간 국회의원 세비 전액 반납 서약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했다.
한 위원장이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당내에는 긴장감도 흐르고 있다.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이 정치 초보이기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관습처럼 이어져 온 정치 문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국민 눈높이가 기준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되면서 '자칫하다가는 큰일 날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나 긴장감이 저류에 흐르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위원장은 격차 해소를 강조하고 대학생 학비 경감 정책을 주문하는 등 민생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민과 약자 보호를 부각시켜 중도와 청년층 민심을 얻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86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을 강조하며 대야 공세에 집중하던 초반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14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당은 앞으로 교통, 안전, 문화, 치안, 건강, 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합리한 격차를 줄이고 없애는데 힘을 집중하고자 한다. 결국 그게 구체적인 민생을 챙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학생 학비를 획기적으로 경감시킬 방안을 논의해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대통령실, 정부와 만난 자리에서 특별히 당부한 만큼 관련 대책이 조만간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1호 공약 중 하나로는 저출산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로당 냉난방비가 남아도 반납하지 않고 식비 등 다른 부분에 전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국민통합 행보로 중도 표심을 두드리고 있다. 민주당 출신 이상민 의원을 영입하고, 광주를 찾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적극 찬성한다고 발언하거나 고 김대중 대통령 100주년 기념식에 간 것이 대표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치에서는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면서 "의원 정수 축소 등은 기존에 많이 나온 얘기이긴 하나, 한 위원장에 대한 일종의 메시아적 기대감에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저출산, 미래, 아동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이런 맥락에서 대학생 학비 경감 대책이 표심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