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오는 19일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2024.2.1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구순 어머니가 갑자기 수술해야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말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평일보다 다소 한산했으나 의사들의 집단행동 가능성에 따른 긴장감은 여전했다. 환자들과 가족은 "당장 수술·진료 일정에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며 위안했지만 갑자기 수술해야 하는 '만약'의 경우에 대한 불안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16일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평소 대비 약 50% 미만으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상과별로 수술 스케줄 조정 및 운영에 대해 논의해달라"는 내부 긴급 공지를 전파했다.
마취는 대부분의 수술에 필수적인 절차라는 점에서 사실상 수술 축소 및 취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일 수술 예정 환자 중 입원 대상 및 연기 명단을 취합 중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로비에서 90대 노모를 곁에 두고 대화하던 한 중년 남성은 "(입원 중인) 어머니가 아직 수술받을 예정은 아니다"면서도 "만약 갑자기 수술받아야 하거나 그럴 때 어떻게 되는 건지 정보가 없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40대 여성 A 씨도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 중이라며 "어떻게 의사들은 자기가 맡은 환자를 두고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건가"라고 한탄했다.
세브란스 등 국내 5대 병원인 '빅5'은 물론 국내 대다수 종합병원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계획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오는 19일 집단사직을 감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병원은 급한 대로 수술 일정을 조정하거나 예정된 수술을 절반 이상 취소 또는 연기하며 전공의들의 이탈에 대비하고 있다. 당직을 도맡던 전공의를 대신해 교수들이 당직을 서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퇴원을 앞둔 50대 남성 환자는 "다음 달 진료 예약 날이 잡히긴 했다"며 "내 경우 별다른 영향은 없지만 다른 환자들은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우려했다.
한 간호사는 "전공의가 빠지면 운영에 차질이 생길 텐데 어쩌나"라면서도 "외래 진료의 경우에는 별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집계 결과 16일 0시 기준 7개 병원에서 전공의 154명이 사직서를 냈다.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 문자나 문서를 받으면 바로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전공의들이 추가로 집단사직에 동참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편 국군수도병원은 위탁수련병원에 파견된 군전공의 54명 가운데 44명의 본원(군 병원) 복귀를 검토했으나 파업 우려 상황을 고려해 '복귀 불가'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