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의 수출이 크게 늘어 세계 1위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중국차의 수출이 크게 늘어 세계 1위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글 쓰는 순서
①'짝퉁의 나라' 中에서 생산한 자동차… '수출 1위국' 도약
②글로벌 시장에 나타난 중국판 롤스로이스 '홍치'의 위력
③벤츠·볼보도 손에 쥔 中 자동차, 세계 시장에 본격 등장



지난해 자동차 수출 1위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China Association of Automobile Manufacturers)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총 491만대를 수출하며 442만대를 수출한 일본을 앞질렀다. 2022년 중국은 311만대를 해외에 판매해 320만대를 수출한 일본에 뒤처졌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차는 이른바 '짝퉁차'로 폄하됐다. 회사 로고나 제품명을 비슷하게 만드는 건 기본, 앞뒤 디자인에 여러 차종을 짜깁기한 형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글로벌 업체들이 소송으로 디자인 무단 도용 대응하기도 했지만 내버려두는 경우가 더 많았다. 10년 이상이 걸리는 소송기간 동안 낭비되는 시간과 비용은 소송에 이기더라도 득 될 게 없어서다. 해당 차종 대부분이 중국 내에서만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오토상하이 샤오펑 부스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사진=로이터
오토상하이 샤오펑 부스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사진=로이터

중국은 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발돋움한 지 꽤 됐지만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여전히 주류로 보지 않는다. 전 세계적인 흐름이나 기준과 관계없이 중국인이 좋아하는 요소만 갖춘다면 어떻게든 팔리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에서 생산될 자동차는 다른 국가에서 거의 팔리지 않았다. CAAM 집계 자료를 보면 중국은 2019년 102만대를 수출했는데 당시 자동차 생산은 2572만대였다. 그나마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저렴한 차를 수출한 것이 전부다. 미국·유럽·일본·한국 등 막강한 자국 브랜드를 보유한 주요 자동차 생산국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00만대로 주춤했으나 2021년 202만대, 2022년 311만대, 지난해 491만대로 증가하고 있다.

짝퉁 이미지 벗고 세계 속으로

중국차 수출량 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중국차 수출량 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과거 중국 자동차시장은 현지업체가 자체 기술력만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에 사업 허가를 내주는 대신 자국 내 기업과 합자형태를 유도했다. 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기술 이전을 받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국영 자동차기업인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베이징현대, 기아는 둥펑자동차와 함께 둥펑열달기아를 통해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하이GM, 상하이폭스바겐 등은 국영 상하이자동차와의 합작사다.


2023년 기준 한국의 누적 자동차 등록대수는 2594만대인데 중국은 매년 그 이상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기술을 뺏길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합자회사를 설립할 수밖에 없었다.
'짝퉁의 나라' 中에서 생산한 자동차… '수출 1위국' 도약

하지만 지난 3년 중국 자동차기업들은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NEV, 중국은 친환경차 대신 신에너지차로 구분하며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함)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난해는 생산량 3000만대를 넘기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난립했던 현지 업체들을 꾸준히 통폐합하며 경쟁력을 키우려 했다"며 "이후 전기차 굴기를 통해 신산업에 힘을 실었고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전기차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으며 국영기업조차도 구조조정을 시작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내연기관차 중심의 중국 내수시장이 정체됐을 무렵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환경규제를 강화하며 전기동력화 자동차 중심으로의 전환을 꾀했다. 중국도 자국의 환경오염을 해결하면서도 세계적인 전동화 흐름에 맞추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해외로 눈을 돌렸다.

자신감에 '해외생산'까지…밖으로 눈길

중국 상하이에서 공개된 폭스바겐 ID7 /사진=로이터
중국 상하이에서 공개된 폭스바겐 ID7 /사진=로이터

엔진기술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100여년 동안 노하우를 쌓아온 만큼 짧은 역사의 중국업체들이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전기차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는 중국 CATL(닝더스다이)이다. 중국 내 NEV 생산량이 빠르게 늘면서 배터리 수요가 폭증한 덕분이다. 중국 NEV 생산량은 2020년 137만대였지만 2021년 355만대, 2022년 706만대, 2023년 959만대로 꾸준히 증가했다.

중국 정부도 전기동력화를 반긴다. 배터리와 고성능 전기 모터에 쓰이는 희토류 대부분이 중국에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네오디뮴 등 일부는 자원 매장량은 90%에 달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전동화 트렌드가 굳어지면서 중국 내 업체 순위도 바뀌었다. 지난 2월 기준 생산량에 따른 자동차 기업 순위 1위는 체리(치루이)다. 그 뒤를 BYD, 지리, 일기따종, 상하이따종 등이 잇는다. 테슬라는 8위를 기록했다. 전기동력화 차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가 상위권에 올랐다.

양진수 현대자동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상무)은 올해 초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세미나에서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짧은 신차 개발기간, 과감한 투자, 충분한 수요 등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했고 현재는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폭스바겐, 닛산,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중국의 전기차업체와 손잡고 미래차를 대비하고 있다"며 "중국 내 수요에 대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해외 공장을 함께 세워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가 공개한 SU7처럼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