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굿즈 매장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스토어에 서울라면과 서울짜장이 전시돼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 굿즈 매장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스토어에 서울라면과 서울짜장이 전시돼 있다. /사진=서울시

◆글쓰는 순서
①공무원이 만든 '서울라면'… 5월 美 본토 상륙작전
②신라면보다 비싼 '서울라면'… 풀무원의 승부수
③해외서 더 뜨거운 신라면·불닭… K라면에 가세한 '서울라면'


올 1월 출시한 '서울라면'의 인기로 제조업체인 풀무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라면은 서울시와 풀무원이 '서울라면 상품화 사업 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동 개발해 출시한 건면 유형의 라면이다. 출시 두달이 지난 현재 누적 판매 수량 65만개를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서울시가 라면 제조사로 풀무원을 선정한 이유는 풀무원 라면의 정체성이 서울시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바른먹거리 경영이념 ▲최소첨가물 원칙 ▲풀무원 건면 브랜드 '자연건면'의 맛과 품질 등이다.


서울라면은 '로스팅 서울라면(국물라면)'과 '로스팅 서울짜장(짜장라면)' 2종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4개들이 한 봉지로 5450원, 한개에 1360원 꼴이다. 개당 950원인 신라면보다 비싸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바쁜 일상 후 저녁에 먹더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라면'으로 개발했다. 국물라면에는 매운맛에 진심인 한국인의 취향을 반영했고 짜장라면은 150도 이상의 고온에서 춘장을 로스팅해 깊고 진한 짜장의 풍미를 느끼도록 했다.

풀무원은 서울라면을 좀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면 위주로 한번, 국물 따로 한번, 면과 국물을 같이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매운맛이 처음이라면 계란을 넣되 다 풀지 않고 드시면 맵지 않으면서도 서울라면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시 2주 만에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접수

지난 2월1일 서울시가 성수쎈느에서 서울라면 출시를 기념하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4일 동안 1만5000여명의 시민이 방문해 라면을 시식했다. /사진=풀무원
지난 2월1일 서울시가 성수쎈느에서 서울라면 출시를 기념하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4일 동안 1만5000여명의 시민이 방문해 라면을 시식했다.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출시 초기 서울시와 공식 협업 제품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서울브랜드 공식 굿즈숍에서 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서울시는 서울라면 출시를 기념해 2월1일부터 4일간 성수쎈느에서 '서울라이프'를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운영기간에 1만5000여명의 시민이 방문해 라면을 시식했고 초도물량 5300봉을 조기 완판했다.

처음에는 1개월 정도 굿즈숍에서 시범 판매를 한 뒤 일반 유통 채널에서 판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 준비 물량이 빠르게 전량 소진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자 사정이 달라졌다.

흥행을 예감한 풀무원은 즉각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일반 유통채널로 판매망을 넓혔다. ▲온라인 풀무원 공식몰(2월16일)을 시작으로 ▲11번가·SK스토아·CJ온스타일(2월21일) ▲쿠팡(2월28일) ▲마켓컬리(3월) 등으로 판매처를 넓혔다. 3월부터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대형마트 3사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서울라면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도 염두에 뒀다. 풀무원은 "서울라면은 유럽,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다"며 "할랄 인증 취득도 검토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문화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서울의 문화를 궁금해하는 글로벌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보다 많은 나라에서 우리 문화가 담긴 맛있고 건강한 제품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보수적인 라면 시장… '서울' 브랜드 파워 통할까

풀무원은 라면 홍보를 위해 대대적인 비용을 쓰기보다는 품질을 높이는 기술개발에 더 투자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풀무원기술원.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라면 홍보를 위해 대대적인 비용을 쓰기보다는 품질을 높이는 기술개발에 더 투자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풀무원기술원.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그동안 라면으로 큰 재미를 못 본 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1위 농심 55.5% ▲2위 오뚜기 21.3% ▲3위 삼양식품 11.7% ▲4위 팔도 9.0% 등으로 상위 4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97.5%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울라면 출시로 풀무원이 글로벌 인지도를 획득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을지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소위 '오픈빨'이라 불리는 기간이 끝난 뒤에도 지속 가능한 판매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풀무원의 라면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으로 추정되는 점, 주력 장르인 건면 시장에서도 6% 정도에 그치는 점을 들어 "국내외 라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현재 라면 제품 1위부터 10위까지 중 대부분이 1980년대에 개발된 제품일 정도로 라면 시장은 매우 보수적인 편이다. 단순히 제품력으로만 승부하기엔 공략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른 시간 안에 점유율을 높이려면 대대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162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풀무원 측은 "건면 제조 공정상 단가가 높은 데다 풀무원은 기존에도 광고나 마케팅 비용보다 품질을 높이는 기술개발, 로스팅 스프와 면 제조 기술에 더 투자했다"고 답했다. 다만 서울라면은 '식품'이라기보다 '굿즈' 성격이 강하다는 점, 글로벌 시장에서 서울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강점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국내에서 건면을 대표하는 회사인 만큼 지금까지 이어져 온 뜨거운 관심을 해외에 전파하는 것이 중요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라면의 수익배분에 대해 매출 수익은 기본적으로 풀무원이 가져가고 그중 일부는 사회공헌 사업에 쓰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