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이집트 카이로에 세워진 '플라스틱 피라미드' ⓒ 뉴스1 |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자마자 새벽부터 현수막이 철거됐다. 현수막에 걸린 경제나 산업, 또 기후변화와 관련한 공약의 이행은 4년간 예의주시해야겠으나 '껍데기'인 현수막은 폐기물이 됐다.
아직은 대부분의 현수막이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좋은 말로 '열에너지 회수'이지만 소각 과정에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불완전 연소 땐 대기오염 물질 배출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사실 기후위기 차원에는 나쁜 처리 방법이다.
20% 안팎은 장바구니나 마대로 재사용된다. 행정안전부와 환경부는 15억 원을 지원해 재활용을 늘리겠다고 했다. 다만 실제 이행 여부는 올해 말이나 돼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폐기되는 현수막을 활용해서 기후변화를 홍보할 수는 없을까. 이집트 예술작가 바이아 셰하브(Bahia Shehab)는 쓰레기 문제를 조명하기 위해 2020년 수도 카이로에 피라미드를 세웠다.
|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 일대에서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2024.4.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가로 11m, 높이 6m 피라미드는 지역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쌓아 제작했다. 환경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만든 이 피라미드는 7일 동안 전시된 후 해체됐다.
바이아 셰하브는 2022년 더 큰 '쓰레기 피라미드'를 제작·전시했다. 이때는 피라미드를 활용해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향해 '지속 가능한 미래 건설'을 촉구했다. 설치예술을 통한 비판을 확대·강화한 셈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예술 활동을 볼 수 있을까? 일단 정부는 이번 총선에서 수거한 현수막을 에코백이나 우산 등으로 제작하는 '업사이클링'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수막에 새 삶은 물론, 경각심을 줄 수 있는 예술작품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 2022.2.21/뉴스1 ⓒ News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