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2670.43)보다 60.80포인트(2.28%) 하락한 2609.63에 마감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됐다./사진=뉴스1
코스피가 전 거래일(2670.43)보다 60.80포인트(2.28%) 하락한 2609.63에 마감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됐다./사진=뉴스1

한국 증시가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 우려와 미국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 악재로 파랗게 멍들었다. 연초 27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2600선을 위협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까지 올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수장인 파월 제롬 의장이 금리인하 지연을 시사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2600 밑으로 내려갈지 관심이 집중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2670.43보다 60.80포인트(2.28%) 하락한 2609.63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 중 한때 2601.45까지 하락하며 2600선에 근접했지만, 오후 들어 다소 회복했다.

한때 7만94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2.68% 하락한 8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기관이 1728억원 규모를 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072억원을 순매수하면서 '8만 전자'에 턱걸이했다.

코스피를 끌어내린 배경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에 따른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3월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데 따른 미국 고금리 장기화 우려다.


연일 고공 행진하며 연고점을 높여온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터치하며 외국인 수급에 악영향을 줬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 소폭 상승률을 좁히며 전 거래일보다 10.5원 오른 1394.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간신히 2600선을 지키는 가운데 지난 밤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이 투심을 끌어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에서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 달성에 진전을 보인다는 더 큰 확신을 분명히 주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파월 의장은 가격 압력이 지속되면 연준이 금리를 "필요한 만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며 "우리가 직면한 위험에 대응하기에 정책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가 급격히 둔화될 경우 금리를 내릴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3월 CPI 발표 후 첫 공개 메시지다. 지난 10일 공개된 3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8% 올라 석 달 연속 시장 전망치(3.7%)를 웃돌았다. 여기에 전날 발표된 3월 소매 판매도 전월 대비 0.7% 늘어 시장 예상치(0.4%)를 상회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미 국채금리는 5% 이상 올랐다.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장 중 한때 5.01%를 기록한 뒤 4.981%로 거래를 마감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03%포인트 상승한 4.659%를 기록했다.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5%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로 인한 달러 강세와 연일 상승하는 국채 금리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져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아시아 증시 전반이 중동 긴장과 금리 부담을 악재로 반영하며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