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전경 ⓒ 뉴스1 |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하면서 할인 등을 약속했더라도 회원 자격이 상실된 만큼 계약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A 씨 등 3명이 대우건설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 등은 2010년경 강원도 춘천의 한 골프장 운영업체에 2억 8000만 원을 지급하고 회원권을 분양받았다.
5년 뒤 해당 업체는 경영난으로 골프장을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A 씨 등과 입회보증금 50%를 반납(1억 4000만 원)하는 대신 회원 권리를 포기하고, 평생 월 3회 할인을 제공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듬해 업체는 골프장을 대우건설에 매각했다.
대우건설은 골프장을 재차 매각했는데 이를 인수한 B 사는 C 사에 운영권을 임대했다. 이후 C 사는 A 씨 등에게 할인 제공 등 합의서 내용을 이행해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A 씨 등은 대우건설을 포함한 인수 관여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우건설은 대중제 전환 과정에서 합의서 작성에 관여했고, 다른 업체들도 관련 채무를 승계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합의서 작성의 실질적 당사자가 아니며, A 씨 등이 회원 권리를 포기한 만큼 앞서 체결한 합의는 관련법(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체육시설법)에 따라 '회원 간 체결한 약정'이 아니라고 맞섰다. 다른 업체들도 골프장 운영권만을 승계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대우건설에 대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골프장을 인수한 B 사가 원고에 각각 1억 2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대우건설에 7000만 원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원고가 회원권을 포기하고 평생 할인을 받기로 했으니 체육시설법상 회원 자격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상고심 쟁점은 관련법에 따라 회원 여부가 인정되는지, 요금 할인 합의가 승계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맞춰졌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지난달 9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로 바뀌면서 체육시설법에서 정의한 회원이 사라졌고, 원고들도 '회원 권리를 포기한다'고 약정해 지위 상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합의서는 모집 회원이 없는 대중제 전환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회원 지위 유지와 보호를 목적으로 했다고 볼 수 없다"며 "대우건설이 골프장 영업을 양수했다고 보더라도 합의서가 체육법에 따라 승계된 권리와 의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