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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부터 10년간 적용되는 교육제도를 검토 중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사교육 대책 관련 연구 결과 고교 내신 전면 절대평가 전환 제안이 담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뉴시스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은 국정감사에서 국교위의 '사교육 원인 분석과 대책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해당 보고서에서 김세완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연구진은 결론을 정리하며 여러 정책을 제안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고교 내신 전면 절대평가화였다.
국교위는 사교육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검토하기 위해 김 교수 연구진에 5000만원을 주고 연구 용역을 맡겼다. 연구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수행됐다.
연구팀은 교육부와 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교육통계연보, 통계청 전국 사업체 조사 결과 등을 통해 사교육 현황을 살폈다. 일반 시민 인식 조사와 과거 연구도 살폈다.
김 교수는 "학교급과 상관없이 학생의 가계소득과 부모의 교육 수준, 경제활동 참여도, 형제·자매 수 등 개인 특정적 요소들과 서울 지역 대학 진학계획 등이 사교육 참여와 지출 규모를 결정하는 공통적으로 중요한 요인"이라고 짚었다.
또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은 사교육을 잡기 위해 선행학습을 금지했으나 이는 오히려 공교육의 재량을 지나치게 제한해 중·고교의 사교육을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사교육 증가의 원인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공교육이 성적 향상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선행과 심화학습을 받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교육 정책은 최근 교육적 약화 기조에서 벗어나 상위권 학생들의 '수월성' 추구와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력결손 보충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정리했다.
교육계에서 '수월성'은 경쟁을 긍정하고 자율형 사립고, 특수목적고 등의 고교 체계를 바람직하다고 보는 표현이다.
연구진은 사교육 경감을 위한 정책으로 대입 전형자료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고교 내신 모든 과목에 절대평가를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확정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에서 내신 상대평가를 유지하되 9단계 석차 등급을 5등급(1등급 상위 10%)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상대평가 방식의 고교 내신이 주요 대입 전형자료로 쓰이는 이상 주입식 암기 교육과 같은 사교육 부담은 필연적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지적이다.
연구진은 "비용 측면에서도 내신은 학교마다 교과서, 출제 경향, 난이도 등이 모두 달라 과목당 월 30~50만원 수준의 학원을 이용해야 해서 사교육비 부담이 크다"며 사교육 비용과 관련한 내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절대평가로 인한 '성적부풀리기'를 방지하고 학교 간 학력 차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 고교가 동일한 외부 기관을 통해 개별 학생의 정확한 학업 성취 수준을 평가해 공신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초·중학교 방과 후 수업이 중하위권의 사교육비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학교 수업과 연계하기 위해 기초학력 평가를 포함한 전국 단위 학력평가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교위는 오는 2026년부터 10년간 적용될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발전계획에는 대학입시 제도, 학제 등 교육 제도의 방향성이 담긴다. 계획이 정해지면 교육부 등 관련 기관도 이를 따라야 한다.
김 의원은 "사교육비는 우리 교육과 사회의 핵심 문제이자 저출산의 주요 원인인 만큼 발전계획을 수립 중인 국교위가 관련 연구를 의뢰한 점은 의미 있다"면서도 "연구진 정책 제안이 원인 해결보다 대체재에 치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정부도 과도한 경쟁을 지목하는데, 정작 국교위 연구에서는 그런 내용이 없다"며 "논란이 될 수 있는 사항들이 있는 만큼 국교위가 다루게 된다면 충분한 공론화와 검토,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김 의원의 지적에 국교위 측은 해당 연구는 발전계획을 마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여러 제안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국교위 관계자는 "해당 연구는 전체 회의에 보고된 바 없고 연구진의 주관"이라며 "발전계획은 산하 전문위원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과 각종 토론 자료, 정책 연구 등을 종합해서 마련하는 것이기에 정책 연구의 상당 부분이 초안에 반영될 여지가 있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국교위는 최근 산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원회에 속한 일부 위원이 수능을 두 번 보고, 고교 평준화를 폐지하는 방안을 거론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홍역을 치렀다. 국교위는 숙고가 안 된 채 내용이 새 나갔다는 취지로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