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시민촛불’ 집회에서 한 시민이 상비약과 생리대를 무료 나눔하고 있다. ⓒ 뉴스1 김종훈 기자
10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시민촛불’ 집회에서 한 시민이 상비약과 생리대를 무료 나눔하고 있다. ⓒ 뉴스1 김종훈 기자

"먼저 다녀온 친구들이 시위 다녀와서 갑자기 생리 시작하거나, 몸살 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집에서부터 캐리어 끌고 가지고 왔어요."
(서울=뉴스1) 홍유진 김종훈 기자 = 시위 현장 한편에서 상비약과 생리대를 무료로 나눠주던 임송연 씨(25)는 "시위 중앙보다는 외곽에서 서포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얀 롱패딩과 선글라스 차림의 임 씨는 '상비약 받아 간 분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까지는 없었는데 아프지 않으면 다행이다"고 웃어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은 어김없이 촛불을 들고 모인 시민들로 붐볐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주산 5만 명이 참여했다.


과잠(학교 점퍼)을 입은 앳된 얼굴부터, 퇴근하고 온 직장인들까지 시민들은 모두 손에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본 집회 시작은 오후 6시였지만 일부 시민들은 2~3시간 전부터 현장에 도착해 자리를 지켰다. 경기 군포시에서 왔다는 직장인 김 모 씨(26·여)는 "오늘 집회 오려고 연차도 냈다"며 "오늘 처음 오는 거라 분위기도 느낄 겸 세 시간 전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수만 명이 모인 대규모 집회였지만 충돌이나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 모르는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핫팩 등 물품을 나눔하거나, 자발적으로 뒷정리를 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빛났다.


집회 현장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던 대학생 정 모 씨(22)는 "더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공감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부끄러운 게 없었으면 해서 쓰레기를 줍고 있다"고 했다.

시민들은 탄핵 구호에 맞춰 개사한 '크리스마스 캐럴'과 가수 로제의 '아파트' 등을 불렀다. 토요일인 14일 탄핵소추안 재표결을 앞두고 가수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를 개사해서 부르기도 했다.

시민 자유 발언에 나선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2학년 박정민(17) 양은 "사실 오늘 당장 기말고사임에도 시험이 끝나자마자 시위에 나왔다"며 "애초에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지만 친구들과 가족들이 계엄령이 내려진 날 밤 잠들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당초 11일에서 하루 미뤄 12일 발의할 예정이다. 수사 과정과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 질의 등에서 더해진 새로운 의혹들을 탄핵안에 담는다는 계획이다.

탄핵소추안 발의가 하루 연기됐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은 그대로 오는 14일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