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일원의 한 농지에 성토된 토사가 주택 담장의 절반가량을 덮고 있다 /사진=박영우 기자
경북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일원의 한 농지에 성토된 토사가 주택 담장의 절반가량을 덮고 있다 /사진=박영우 기자


경주시가 농지 불법 성토로 인한 피해 민원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책임 회피와 행정 부재 논란에 휩싸였다.

16일 <머니S> 취재에 따르면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일대 1050㎡의 농지에서 1m 가량 높이의 성토가 진행되면서 인근 주택에 피해가 발생했다. 성토된 토사로 인해 주택 담장에 균열이 생기고 비가 오면 토사가 섞인 빗물이 마당으로 흘러드는 상황이다. 문제의 성토 작업은 토지를 새로 매입한 B씨가 주택 소유주와 상의 없이 진행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피해 주민 A씨는 안강읍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시청은 "민원을 넣지 말고 당사자끼리 해결하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주민들은 이를 두고 경주시의 책임 회피와 관리·감독 부재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A씨는 "누가 토지를 매입했는지도 모르고 담장이 무너질까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도로 빗물이 마당으로 흘러 피해를 봤지만 행정기관은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외면했다"고 호소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머니S> 취재진에게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 당사자 간에 해결할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경주시는 농지의 지력 증진이나 배수시설 설치를 위한 2m 이하의 성토는 허가 없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1조에 따르면 농지 성토가 인접 토지의 관개·배수에 영향을 미칠 경우 2m 이하라도 허가가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로 인해 경주시의 관리 소홀과 법령 해석의 미흡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업 목적의 성토가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악용해 개발 허가 없이 성토를 진행한 뒤 이를 편법으로 건축행위에 이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하며 지자체가 이러한 행위를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