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가 2025년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1위에 올랐다. 사진은 하나카드 사옥, 성영수 하나카드 사장./그래픽=동행미디어 시대DB

하나카드가 2025년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1위에 올랐다. 비은행 업권 전반의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거래 기반 확대와 사업 구조 선택이 실적을 떠받친 결과라는 평가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2025년 누적 당기순이익은 217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2217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카드업 전반의 실적 둔화 속에서도 2년 연속 2000억원대 순이익을 유지했다. 특히 2025년 4분기 당기순이익은 477억원으로 전년 동기(373억원) 대비 27.9% 증가하며 분기 기준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였다.


하나카드의 2025년 실적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기준 1위에 올라섰다는 점이다. 하나카드는 2022년 비은행 계열사 중 2위로 올라섰으며, 2024년에는 당시 1위였던 하나증권과의 순이익 격차를 약 30억원 수준까지 좁혔다. 이후 2025년 들어 순위가 뒤바뀌며 비은행 계열사 선두 자리에 오르게 됐다.

비은행 업권 전반의 환경을 감안하면 이 같은 변화의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2025년 하나금융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조29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은 약 5170억원으로 17.5% 감소했다. 이에 따라 비은행 부문 기여도도 전년 대비 낮아졌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하나카드는 실적 급락을 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하나카드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결제 부문 수익성이 약화된 가운데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거래 기반 확대 전략이 꼽힌다. 실제 지난해 하나카드의 수수료수익은 3411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회원 수는 1351만3000명으로 1.4% 증가했고, 카드 취급액도 94조9420억원으로 5.3% 늘어나며 거래량 확대가 수수료율 하락 영향을 상쇄한 결과다.


거래 확대 흐름은 국내와 해외 부문 두 가지 축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문에서는 법인카드가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하나카드의 법인신용카드 국내 일시불 이용액은 13조8294억원으로 1년 새 약 12.3% 증가하며 전업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세를 바탕으로 연간 기준 이용액은 1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법인카드는 거래 단가가 크고 연체율이 낮아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하나카드가 법인카드 부문에서 존재감을 키운 것도 이런 특성과 맞닿아 있다. 실제 하나카드는 법인카드 시장에서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 1위에 올랐었고, 현재는 2위지만 선두인 KB국민카드와의 격차를 0.5%포인트 미만까지 좁힌 상태다.

해외 부문에서는 트래블로그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나카드는 업계 최초로 트래블카드를 선보이며 시장을 개척했고 트래블로그를 중심으로 해외 이용액과 결제 규모 모두에서 선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트래블로그는 출시 3년 만인 2025년 12월 가입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누적 환전액은 5조4000억원으로 국내 금융권 환전 플랫폼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으며 해외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에서도 34개월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이용액 증가도 실적으로 이어졌다. 하나카드의 해외 이용액은 2024년 3조7000억원에서 2025년 4조2000억원으로 13.5% 늘었다. 해외 여행 수요 회복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해외 카드 매입액 확대가 맞물리면서, 트래블로그를 중심으로 한 해외 결제 확대가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법인카드, 해외에서는 트래블로그를 양축으로 한 투트랙 전략은 성영수 대표 취임 이후 단행된 조직개편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성 대표는 지난해 초 취임 직후 영업과 디지털 부문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며 법인카드와 글로벌 결제 사업에 힘을 실었다. 기존 3그룹 체제는 유지하되 본부 수를 줄여 조직을 슬림화하고, 핵심 성장 영역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영업 부문에서는 법인카드 강화를 위해 기업영업 기능의 무게를 한층 높였다. 영업그룹장이 기업본부를 겸임하도록 해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를 높였고, 법인카드 이용 규모 확대에 조직 역량을 집중했다. 디지털글로벌 부문에서는 트래블로그를 중심으로 글로벌·디지털 사업을 전면에 배치해 해외 결제와 플랫폼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경영지원 조직은 축소·재배치해 관리 효율을 높였다.

이처럼 법인카드와 트래블로그를 축으로 한 투트랙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지만 하나카드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마냥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기조와 규제 환경 변화는 올해도 카드업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카드 역시 2026년 상반기까지는 전년보다 녹록지 않은 경영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하나카드는 거래 기반을 더욱 넓히는 방향으로 성장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나라사랑카드를 중심으로 이용 고객 기반을 확대해 결제성 매출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1등 지향 전략 사업으로 설정한 기업카드와 글로벌(트래블로그) 부문에서는 손님 관리 활동 강화와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거래 기반 확대와 자산 건전성 관리를 병행하는 기조 아래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