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국내 증시 거래시간 연장과 관련해 "글로벌 추세에 비추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거래소는 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마켓타워1 21층 대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현장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거래시간 연장과 중복상장, 코스피 지수 전망, STO(토큰증권유통) 플랫폼, 결제 주기 단축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정 이사장은 거래시간 연장과 관련해 "올해부터 나스닥도 정식으로 24시간 거래를 하는 등 세계적으로 거래소끼리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거래소도 그러한 글로벌 추세에 비추어 국내 대체거래소끼리 동등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거래시간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말문을 열었. 다만 정 이사장은 "최종적으로 24시간 거래 전환 추이를 봐가면서 가겠다"며 단계적 접근을 강조했다.
시작 시간을 오전 7시로 앞당긴 배경에 대해서는 "회원사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비중첩 시간대에 거래 시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투자자에게 조금이라도 편의를 더 제공하고 투자 기회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아주 중요한 거래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전산 부담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지원들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중복상장 이슈에 대해서는 원칙적 축소 방향을 분명히 했다. 정 이사장은 "국내 시장에서는 중복상장이 다른 주요 선진국 시장에 비추어 보면 상당히 많다"며 "가능한 한 중복상장이 되지 않도록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복상장의 가장 핵심은 소액 투자자들을 어떻게 잘 보호하느냐"라며 "원칙적으로 금지를 하면서 소액 투자자 보호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쪽으로 정책을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사안은 정책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코스피 지수 전망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갈 거다 얘기하는 건 어렵다"면서도 "MSCI 기준으로 보면 우리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약 1.5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계산해 보면 코스피가 한 6000 정도로 올라가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며 "최소한 우리는 6000을 넘어서는데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6000을 넘어 7000으로 넘어간다면 프리미엄 시장으로 인정받는 단계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해외 기업 국내 상장과 관련해서는 산업적 시너지를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해외 기업들이 국내 상장을 하려면 산업적 시너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서플라이 체인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과 매력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며 "해외 IR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유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STO(토큰증권유통) 플랫폼과 디지털 자산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결정 대기 상황을 알렸다. 그는 "저희도 허가를 신청해 놓고 있고 금융위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허가가 된다면 전통적인 거래소 시장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자산 거래 시장으로의 전환 흐름을 적극적으로 흡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제주기 단축(T+1)과 관련해서는 "미국, 인도, 남미는 이미 T+1로 전환했고 유럽도 2027년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국제적 정합성이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정 이사장은 "주요국들이 단축하는데 우리가 안 하는 것도 문제"라며 "글로벌 추진 동향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면서 함께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코넥스·코스닥 구조개편에 대해서는 "코넥스는 출범 이후 최근 정체돼 있다"며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세 시장의 역할을 재정립할 때"라고 말했다. 코스닥에 대해서는 "기회는 많이 주되 오래 줬는데도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한 부실 기업은 과감하게 퇴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래시간 연장으로 유동성이 늘어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해외 유동성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단계적 거래시간 연장은 필요하다"며 "새로운 유동성을 만드는 방법은 국내 투자 확대와 해외 투자자 유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끝으로 "한국 시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며 "외환시장 개편과 파생시장 거래시간 확대 등과 함께 거래시간 연장을 통해 시장 유동성을 더 확보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