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오는 5월9일 종료하면서 단기 매물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주택자는 87일 내에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매도할 경우 실거주 의무 기한을 미룰 수 있다. 이에 다주택자 매물의 출회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12일 정부는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보완 방안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 및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5월9일 계약분까지 중과를 배제하고 신규 조정대상지역의 잔금 기한을 6개월(기존 조정대상지역 4개월)로 연장했다. 다주택자가 임대한 주택에 대해 최대 2년 동안 실거주와 전입신고 의무를 유예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세입자 거주 주택의 실거주 의무 유예다. 매수인의 실거주 의무로 거래가 막혔던 전세 낀 매물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매도 가능 기간이 늘었고 조정대상지역 매물들이 단기에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가 지난 3월 이사철 이후 단기 매매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4월 중순까지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이 나와 '반짝 할인' 시즌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주택임대사업자와 1주택자들도 매물을 내놓을 수 있어 매물 잠김 우려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주택자 양도세 보완책 기대감… 단기 매물 증가 전망
반면 가격 조정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는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주택 보유자의 매수가 제한돼 있다. 매수 대기 수요자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무주택자가 토허구역에서 내 집 마련 할 수 있는 장벽이 낮아졌다"면서도 "임대차 기간이 남은 갭투자 매물은 무주택자만 매수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빅데이터플랫폼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2357건으로 집계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실거주 의무 2년 유예를 언급한 전날인 9일(5만9606건) 대비 2751건 늘었다. 3일 만에 4.6% 증가한 셈이다.
자치구별로는송파구(4462건)가 가장 높은 31.8%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이어 이어 성동구(1573건·31.6%) 광진구(1025건·27.0%) 서초구(7201건·20.5%) 강동구(3028건·19.9%) 순으로 매물이 늘었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 기세가 꺾였다. 재건축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졌지만 상승 폭은 주춤하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은 매매가격이 0.22% 상승해 전주(0.27%) 대비 축소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오르면서 전주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 매물이 동시에 늘어나는 3월 이후가 아파트값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인 만큼 성급한 매수보다 가격 경쟁력과 자금 조달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