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서부를 돌며 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브로드컴 등 주요 빅테크 최고 경영자들(CEO)과 연이어 회동했다. 미국 현지에서 인공지능(AI)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빅테크와의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다.
13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초부터 미국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 CEO들과 만남을 가졌다.
지난 5일(현지 시각)에는 미국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한국식 호프집 99치킨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났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만남 전부터 양사의 협력 현황과 글로벌 AI 생태계의 수요 상황을 살펴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SK하이닉스의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두 사람은 이번 회동에서 AI 산업 현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계획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선보인 반도체 콘셉트 스낵 'HBM 칩스'를 황 CEO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HBM 성공기를 담은 책 '슈퍼 모멘텀'도 같이 전달했다.
6일에는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브로드컴 본사에서 혹 탄 브로드컴 CEO를 만났다. 이들은 중장기 메모리 시장 전망 및 공급 전략, 양사 간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양사는 데이터센터용 HBM을 중심으로 한 기존 협력 구도를 재점검하고, AI 인프라 전반의 공급 안정화 방안을 폭넓게 공유했다. 특히 이번 회동에서는 양사가 그동안 쌓아온 HBM 기술 협업을 기반으로, 차세대 AI 칩 아키텍처와 메모리 통합 기술 관련 대응 전략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차세대 HBM과 AI 전용 칩의 동시 최적화를 위한 새로운 설계·패키징 접근법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HBM 로드맵과 기술 개발 방향을 공유하며, 브로드컴의 AI 칩 설계 단계부터 자사의 메모리 기술이 선제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10일에는 미국 시애틀을 찾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HBM 관련 협력 및 AI 데이터센터·솔루션 사업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최근 MS가 공개한 자체 AI 가속기 '마이아 200'을 둘러싼 협력 현황과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
SK하이닉스는 MS와의 HBM 장기 공급을 통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다양한 AI 반도체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시애틀 회동은 AI 칩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엔드 투 엔드 AI 파트너십'으로 외연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메모리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클라우드 기반 AI 솔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MS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최 회장은 새너제이에선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만나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메타 데이터센터에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서버용 D램을 공급해 온 핵심 파트너로, 이번 협의를 통해 차세대 AI 인프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메타의 AI 가속기 개발을 위한 MTIA 프로젝트 지원 물량 계획과 개발 로드맵도 공유했다.
또 SK하이닉스 HBM의 적기·안정 공급을 전제로 HBM4·HBM4E 이후 세대까지 양사 간 기술 방향성을 조기에 확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SK하이닉스의 HBM을 MTIA 플랫폼에 맞춰 최적화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후 11일 새너제이 구글 캠퍼스에서 순다르 피차이 CEO와 AI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에 관해 논의했다.
두 사람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의 핵심 병목이 메모리 확보에 있으며, 단기간 증설이 어려운 만큼 장기 수급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제품 공급 및 투자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