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 선고가 내려진 데 대해 "어처구니 없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내란범에 대한 사면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은 사죄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당 지도부에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촉구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내란 우두머리 법정형은 최고 사형, 최저 무기징역 밖에 없다"며 "나라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든 내란 수괴에게 '조희대 사법부'는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함으로써 사법 정의를 흔들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역사적 단죄를 확실하게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예한 조희대 사법부의 행태에 대해 국민들은 매우 미흡하고 못마땅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오늘 선고는 맨몸으로 12·3 비상계엄에 맞섰던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켜낸 빛의 혁명을 애써 외면한 판결"이라고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내란이라면서도 '범죄전력이 없고 치밀한 계획이 아니며 계획이 실패했다'는 황당한 형량 감경이 자행됐다"며 "내란 수괴도 고령, 범죄전력이 없으면 감경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판결이 대한민국 사법의 역사에 남게 됐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 종식과 사법개혁 완성의 길을 멈추지 않겠다"며 "인권의 보루이자 정의 실현의 장으로서 사법부를 국민 곁에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또 "특검의 조속한 항소와 2차 종합특검의 철저한 수사로 엄정한 법 앞에 차별은 없다는 진리가 바로 세워지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 최저형"이라며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눈 권력자에게 도대체 어떤 정상 참작이 가능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안의 중대성이 헌정 질서를 뿌리째 뒤흔든 범죄임에도 법정 최저형을 선고하는 것이 과연 양형의 원칙과 형벌의 정의에 부합하느냐"고 되물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즉시 '사면금지법' 개정안 처리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같은당 이기헌 의원도 "내란범의 사면을 금지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꼭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민 여러분의 오랜 인내 끝에 윤석열에 대한 단죄가 내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내란범에 대한 사면을 금지하거나 국회 동의를 얻을 경우에만 가능하게 제한하는 사면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그리고 여전히 윤석열과 내란을 옹호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단호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소장파와 일부 지도부를 중심으로 계엄에 대한 사죄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서면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이 대한민국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어느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법치주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국민의힘은 이번 판결의 역사적·정치적 의미를 깊이 성찰하면서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파괴하는 과거·현재·미래의 그 어떠한 세력, 어떠한 행위와도 단호히 선을 긋겠다"고 강조했다.
당내 초·재선 중심의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입장문을 내고 "이제 우리 국민의힘은 뼈를 깎는 성찰과 반성을 통해 '탄핵의 강'을 건너 통합과 혁신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촉구한다"며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윤어게인 세력과 즉각 절연하라"고 요구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그간 보수 진영에선 윤어게인이라 불리는 내란 옹호 세력에 기생하며 보수의 가치를 훼손한 정치인들이 있다"며 "국민의힘은 내란의 주범이 된 윤 전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세력으로부터 완전하게 절연해야 한다"고 적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보수정당의 일원으로서 다시 한번 국민 앞에 사죄드린다"라면서도 "윤어게인에 포획된 당 리더십은 이재명 정부의 삼부 독재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측도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촉구했다. 한 전 대표는 "오늘을 계기로 이제, 내란죄로 단죄된 윤석열 노선을 추종해온 사람들이 더 이상 제1야당을 패망의 길로 이끌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상식적인 다수가 침묵하지 않고 행동하면 제압하고 밀어낼 수 있다"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 한지아 의원은 "지금이라도 우리 당은 국민께 진정 어린 사죄와 '절윤'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역사의 법정에서 내란을 옹호한 정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도 "절윤을 얘기하면 분열이 생긴다고 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것은 분열이 아니라 곪은 상처 부위를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절윤은 피해갈 수 없는 보수의 길"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오늘의 선고가 보수진영에 뜻하는 바는 하나"라면서 "적수공권(赤手空拳), 맨손으로 겸손하고 소박하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를 감옥에 보내는 것을 정치의 성과인 양 내세우던 한탕주의, 검찰권력에 기생하던 정치 계보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다만 장동혁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장 대표가 명시적으로 절윤을 선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의 시각이다. 장 대표는 지난 18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도 "지금 '절연'보다 더 중요한 건 '전환'"이라고 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3 비상계엄이 내란이라는 법적 판단이 거듭 확인됐다"면서도 "내란에 실패한 것이 감경 사유가 된 점은 아쉽다"고 했다. 이어 "내란 실패 원인은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해서가 아니라 국회와 국민이 저항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내란죄에 해당할 순 없지만 헌법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면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내 국회의 권능 행사 방해 등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