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15% 관세로 인해 미국 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늦춘다면 오히려 환율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6원 내린 1440.0원에 마감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97.50을 나타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0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이후 '하락 국면'(97.80→97.50)이다.
미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른 관세 환급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 등으로 확충한 세수로 재정 적자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일부 미국 전문기관들은 관세 환급 규모가 약 1700억달러(약 245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본다.
조용구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악화 우려로 달러의 통화 가치가 하락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 정책이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약달러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대신 15%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토록 했다. 무역법 제122조를 활용한 것으로, 이 조항은 미국 대통령이 심각한 무역적자 등의 비상 상황에서 의회 동의 없이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일각에선 글로벌 관세로 인해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품목별 관세 대상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 '부가금'(Surcharge) 성격의 글로벌 관세가 추가로 부과되면 미국 수입업자들이 이를 상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어서다.
글로벌 관세로 미국 내 물가가 상승할 경우 연준이 미국 금리를 인하하긴 더욱 어려워진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한미 양국의 금리 역전차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원/달러 환율의 상승 흐름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