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자산을 위탁 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의 '의결권 행사율'이 국내 주요 연기금에 비해 미흡하고 주주 활동은 단순 문의 등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이 주요 자산운용사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간담회를 열고 '의결권 행사' 충실화를 위해 머리를 맞댄 것도 이 때문이다.
황선오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자산운용사 CEO와 '의결권 행사 충실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투자자 이익을 대변하는 수탁자로서 의결권 행사·공시를 비롯해 수탁자책임 이행 제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코스피 5000시대 주역 운용사, '수탁자 역할'은 부족
황 부원장은 자산운용업계가 코스피 5000시대 개막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짚었다. 국내주식형 공모가 2023년 말 기준 약 58조6000억원에서 2024년 말 51조6000억원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두 배 이상 뛴 10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코스피 5000 시대를 견인한 외형적 성장에도 주주권 강화 추세에 걸맞는 수탁자 역할의 충실한 이행 측면에서는 미흡했다는 게 황 부원장의 판단이다.
황 부원장은 "의결권 행사율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주요 연기금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고 주주 활동은 단순 문의 등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부원장에 따르면 2023년 공·사모펀드 행사율은 79.6%, 반대율은 5.2%에서 2024년 행사율 91.6%, 반대율 6.8%로 다소 높아졌지만 주요 연기금의 행사율 및 반대율 대비로는 여전히 부족하다,
2024년 기준 국민연금의 행사율과 반대율은 각각 99.6%·20.8%, 공무원연금은 97.8%·8.9%로 집계됐다.
황 부원장은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및 주주활동이 찬반 의사표시, 단순 문의에 그치는 등 미흡한 수준"이라며 "상법 개정에 따른 주주권 강화 추세, 스튜어드십 코드 실질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부응하려면 의결권 행사 및 공시 등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실시 예정인 이행 점검에 앞서 해당 사안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지적 공감, 이행 우수기관 인센티브 부여" 건의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도 황 부원장과 뜻을 함께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신인의무(Fiduciary Duty)의 내실 있는 수행 필요성에 대해 적극 공감하며 이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그동안 전문 인력 부족, 펀드 분산투자로 인한 비용 대비 낮은 효익, 낮은 지분율로 인한 영향력 행사 한계 등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현실적 제약으로 작용했으나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황성엽 금투협회장은 "수탁자책임 활동의 실행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행 우수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관련 교육 프로그램․모범사례 제공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자산운용사 CEO는 수탁자책임 활동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탁자 이익 우선의 원칙을 천명하거나 운용사 내부위원회를 설치해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자는 방안을 내놨다.
황 부원장은 올해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내역 전반을 점검하는 한편 추가로 주주권 행사 프로세스 구축 여부도 점검할 방침이다.
황 부원장은 "앞으로 자산운용사의 수탁자책임 활동이 충실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해서 소통하고 개선 필요사항을 적극 발굴해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