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업체 주주환원 정책./그래픽=강지호 기자

정부가 상장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를 골자로 한 '3차 상법개정안'을 심의·의결하면서 건설사의 자사주 소각 여부가 올해 주주총회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자사주 소각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고 주주 환원을 높일 수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471만5000주 소각을 의결했다. 소각 규모는 지난 3일 종가(8900원) 기준 419억6350만원이다. 지분율은 1.13%에 해당한다.


대우건설은 배당가능이익 범위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해 자본금 감소 없이 발행주식 수만 줄인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발행주식 총수가 감소해 주당 가치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780만7563주의 소각 계획을 밝혔다. 소각 규모는 9322억2302만2200원이다. 소각 대상 자기주식에 이사회 결의일 전일의 종가인 주당 11만9400원을 곱한 금액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년 전 2400만주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히고 3분의2를 소각한 상태"라며 "올 4월 모든 자사주 소각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체제 건설사 자사주 소각 주목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업이 신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이내, 보유 중이던 자사주는 1년 6개월 안에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다. 3차 상법 개정안은 법률공포안이 통과돼 이날부터 즉시 시행된다.


지주회사 체제 아래 건설사의 자사주 소각 여부도 관심사다. 건설사가 임직원 보상, 재무구조 개선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한 경우 보유·처분 계획을 수립한 뒤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소수 의사결정권자가 모인 이사회가 아니라 주주들이 자사주 보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3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 보통주 기준 자사주 비율이 약 4.00%에서 1년 만에 4.75%로 상승했다.

보통주 기준 약 2.9%의 자기주식을 보유한 DL이앤씨는 올해까지 연결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단계적 소각으로 주주에게 환원하는 계획을 공시했다. 그동안 지배주주의 지분 통제 수단으로 자사주를 활용한 건설사들은 이번 주총에서 달라진 상법에 따른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놓을 전망이다.

정상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대주주의 주주 환원 확대가 시장 전방위로 확산하고 주식 가치 밸류업이 법제화되는 과정"이라면서 "주총에서 지배주주의 소각 유인과 상법상 예외 조항 활용 여부, 관련 안건의 처리 과정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