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상거래법 반복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을 최대 2배로 늘리고 거대 해외 플랫폼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등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한 소비자 보호 강화 대책을 시행한다. /사진=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상거래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사업자에게 최대 두배의 과징금을 물리는 등 제재 수위를 대폭 강화한다.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해외 사업자에게도 국내 기업과 동일한 책임을 물어 법적 형평성을 맞춘다. 법 위반을 단순한 비용으로 치부하던 기업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무관용 원칙이 핵심이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11일 전자상거래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과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위반사업자 과징금 부과기준 고시'(과징금 고시) 개정안을 입법·행정 예고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월20일 공포된 전자상거래법 개정의 후속 조치이자 과징금 제도 개선 방안의 일환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반복 위반 사업자에 대한 제재 강화다. 앞으로 사업자가 전자상거래법을 반복해 위반하면 과징금을 최대 100%까지 가중할 수 있다. 법 위반이 5년 이내에 4회 이상 발생하면 기존 산정 과징금의 두배 수준까지 부과할 수 있다. 1회 반복 위반만으로도 최대 50% 가중이 적용된다.

사업자가 스스로 위반 행위를 시정했을 때 적용하던 과징금 감경 폭은 크게 줄어든다. 자진 시정에 따른 감경 비율은 종전 최대 30%에서 10% 이내로 축소된다. 반복 위반에 대한 처벌은 강화하고 감경 여지는 줄여 제재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해외 전자상거래 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구체화했다.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해외 사업자 가운데 전년도 매출액이 1조원 이상이거나 직전 3개월간 국내 이용자가 월평균 100만명 이상이면 반드시 국내 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 공정위가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경우도 대상에 포함된다. 지정된 국내 대리인의 성명과 연락처 등 정보는 공정위에 제출하고 운영 중인 사이버몰 첫 화면에 공개해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의 개인정보 수집 범위는 줄인다. 중고 거래 등 개인 간 거래를 중개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지금까지 판매자의 성명,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전자우편주소 등 5개 정보를 확인해야 했다. 앞으로는 전화번호와 전자우편주소로 축소된다. 본인확인 기관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경우에는 전화번호만 확인해도 된다.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을 줄이고 유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한 정보 공개 의무도 확대된다. 사업자가 상품 사용 후기 게시판을 운영할 경우 후기 작성 권한, 게시 기간, 등급 평가 기준, 삭제 기준, 이의 제기 절차 등을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첫 화면에 알려야 한다. 허위 후기나 이른바 '뒷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장치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한국소비자원에 동의의결 이행 관리 업무를 위탁하고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 위반 시 영업정지 기준을 마련했다. 과태료 부과 기준도 법 개정 취지에 맞게 신설하거나 상향 조정했다. 통신판매업 폐업 신고 시 신고증을 분실했더라도 별도 사유서 없이 신고서에 사유만 기재하면 처리할 수 있도록 절차도 간소화했다.

공정위는 입법·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와 관계기관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개정된 제도는 오는 7월21일 전자상거래법 시행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