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산업이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재료 값 상승으로 시름하는 가운데 정부의 업계 구조조정도 반발에 부딪혔다. 기업 중심의 지원책만 있을 뿐 지역 상권 침체·고용 위기에 대한 대응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등 3개 노조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석유화학산업 위기 극복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공동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주철현 의원(더불어민주당·전남 여수시갑)은 "정부의 대산 1호 프로젝트 맞춤형 지원책에선 금융 지원과 세제 완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기업 재무구조 개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노동자 고용 안정과 지역 상권 보호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며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낙수 효과에만 의존하는 구시대적인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대산 1호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책 추진 일정도 나오지 않아 대산을 비롯한 여수, 울산 등의 석화 산단에선 구조조정 이야기가 난무하며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주최 이유를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충남 서산시 대산산단 내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기업결합을 골자로 한 사업재편안을 최종 승인했다. 동시에 최대 2조원 지원을 통한 기업 재무구조 개선, 취득세·등록면허세 최대 100% 감면 등 전 분야에 걸친 맞춤형 지원책도 내놨다.
하지만 지역 침체·고용 위기 대응책들은 부족하단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는 고용 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고 산업 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전적 지원만 있을 뿐 노동자 일자리 보장, 노동자 감소로 인한 지역 상권 침체 대응 방안 등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3개 노조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하청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 고용 유지 의무화 ▲지하 배관 교체 등 노후 산단 정비사업으로 일자리 창출 ▲석화 산단이 위치한 곳에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노동자와 지역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 ▲석화 산업 노동자들을 위한 일자리 훈련센터 설치 등을 제안했다.
3개 노조는 오는 5월 16일 전국 단위 시위도 예고했다. 신한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대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 등 탈출구가 있지만 남아있는 노동자들에겐 산업 침체가 위기로 다가온다"며 "정부 구조조정 방안도 금전적 지원만 있을 뿐 노동자들 고용을 보장해준다는 내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중심의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에게서 일자리를 빼앗고 도시 공동화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며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며 전국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