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여객 수요 회복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던 항공업계가 중동 전쟁이라는 악재를 맞아 계획에 없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노선 취소와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사진=뉴스1

올해 1분기 여객 수요 회복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던 항공업계가 중동 전쟁 악재로 계획에 없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저비용항공사(LCC)에 이어 대형항공사(FSC)까지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커진다. 노선 취소와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1분기 여객 수요는 겨울 성수기와 설 연휴 특수에 힘입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2월 누적 여객 수는 2238만836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었다. 일본·중국 노선 중심의 수요 강세가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3746억원이다. 지난 1~2월 장·단거리 노선 수요가 증가한 데다 중동 갈등으로 일부 경유 수요가 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집계됐다. 진에어의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417억원이다. 단거리 노선 중심의 회복세는 일부 항공사의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이다. 제주항공은 1~2월 국내 LCC 가운데 수송객 1위를 기록, 1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티웨이항공 역시 성수기 시즌 및 일부 장거리노선 회복으로 1분기 흑자가 예상된다.
최근 항공유 가격 급등이 반영되는 2분기부터 항공사들의 실적이 악화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항공유 가격 급등 영향이 반영되는 2분기다. 1분기까지는 전쟁 여파가 제한적이었지만 유가 상승과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항공사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9달러,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94달러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4월 급유 단가는 갤런당 450센트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업계획상 기준 유가인 갤런당 220센트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1배럴은 미국식 갤런 기준으로 42갤런이다.

지난달 16일 가장 먼저 비상경영을 선포한 티웨이항공에 이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소속 항공사들은 이달(4월1일)부터 전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운항 중단도 잇따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4~5월 국제선 4개 노선에서 총 14편의 운항 취소를 발표했고 에어부산·진에어·에어프레미아 등 LCC와 중장거리 항공사들도 줄줄이 감편에 나섰다.

소비자들은 운항 취소에 더해 유류할증료 인상을 걱정하고 있다. 오는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현행 체계의 최상단인 33단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8단계로 지난 3월 6단계에서 한 달 만에 12단계 급등했다. 최고 수준의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경우 여행 수요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위주인 LCC의 경우 유류할증료 체감이 장거리보다 적어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았지만 최고 단계로 올라가면 수요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며 "올해 신규 투자와 노선 공급 계획도 재검토해야 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사실상 전 항공사가 비상경영에 들어갔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