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급락했다. 2015년 4월 이후 다시 5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사진은 최근 11년간 나이키 주가 흐름 추이.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나이키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급락했다. 체질 개선 과정에서 영업이익이 악화한데다 향후 중화권 매출 전망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3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 3월31일 52.82달러였던 주가는 4월2일 44.19달러까지 16.34% 하락했다. 나이키 주가가 50달러 밑으로 내려온 것은 2015년 4월 이후 11년만이다.


나이키가 공시한 2026 회계연도 3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 실적 자료를 보면 매출액은 112억7900만달러(약 17조130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0.1% 상승했지만 환율 영향을 감안하면 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억5300만달러(약 8398억9640만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9.8% 급감했다. 조정 EPS(주당순이익)도 0.3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2% 줄었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경영진은 다음 분기 매출은 2~4% 감소를 예상하면서 중화권 매출이 20%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이에 실적 발표일인 3월31일 이후 4월2일까지 주가는 16.34% 떨어지며 10여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고 누적·프로모션 정책·직영점 전략으로 비용 부담 증가…경쟁 심화에 유럽 및 중동 지역 매출 줄어

나이키의 실적 부진에는 신발 재고 누적과 직영점 판매 전략에 따른 비용 전가가 작용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왕푸징의 나이키 매장. /사진=머니투데이

실적 부진 원인은 복합적이다. 신발 제품을 중심으로 악성 재고가 누적되는 한편 과도한 프로모션과 할인 정책이 실적 전반에 부담을 가했다. 직영점 판매 전략에 따른 비용 증가와 관세도 악영향을 줬다.

엘리엇 힐 나이키 사장 겸 CEO(최고경영자)도 이 점을 언급했다. 힐 사장은 지난 3월31일 진행된 실적 발표에서 "기존 신발 프랜차이즈의 부진한 재고를 추가적으로 정리했다"면서 "이는 분기 실적에 약 5%포인트 가량 마이너스로 작용했지만 재무 건전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매튜 프렌드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프로모션 및 할인 정책이 실적에 부담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채널은 여전히 프로모션 위주로 진행되고 있고 판매 제품 전반의 할인율은 높은 상황"이라며 "특히 유럽 및 중동(EMEA) 지역 경쟁에 따른 프로모션은 매출 총이익률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직영 판매 전략도 악영향을 줬다. 이번 분기 나이키의 다이렉트(D2C)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든 45억달러를 기록했다. 디지털 매출은 9%, 직영점 매출은 5% 감소했다. 프렌드 CFO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디지털 및 직영점 사업을 위해 공급망과 기술 투자를 진행했다"면서 "하지만 매출이 감소하면서 고정 비용 증가가 상당한 부담이 됐다"고 했다.

관세 영향도 있었다. 이번 분기 나이키의 매출 총이익률은 40.2%로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감소했다. 북미 지역의 관세가 영향을 주며 매출 총이익률을 3%포인트 끌어내렸다.

해외 매출도 줄었다. 북미 지역이 50억2600만달러로 3.3% 성장해 선방했지만 중화권은 16억1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 시 감소폭은 10%로 커진다. 유럽 및 중동 역시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7% 감소한 28억7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 이후 월가 일제히 목표가 하향…나이키 "체질 개선 계속해 건전성 높일 것"

나이키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급락했다. 실적 악화에 향후 중화권 매출 전망이 어두워져서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왕푸징에 위치한 나이키 매장. /로이터=뉴스1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특히 중화권이 우려 요소다. 매튜 프렌드 CFO는 "2026 회계연도 4분기(2026년 3월~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할 것으로 본다"며 "북미 매출은 소폭 성장하겠지만 중화권은 시장 조정에 따른 판매 감소로 인해 4분기에 약 2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회사 주가는 급락했고 월가도 눈높이를 낮췄다. 1일 CNBC는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나이키의 실적 회복세가 더디다는 이유로 주가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했다고 보도했다.

로레인 허친슨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회사의 목표 주가를 73달러에서 55달러로 낮췄다. 그는 "시장은 체질 개선에 따른 매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경영진은 2026년 연말까지 부진을 예측했다"며 "실적 반등이 9개월이나 걸린다면 현 시점 멀티플 확대 여지가 없다고 판단해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현진 신한증권 연구원은 "향후 관건은 중국 시장 수요 회복"이라며 "중국 실적 부진은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이 심화하는 한편 브랜드 선호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인데 단기간 내에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다음 분기 중화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한 13억900만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키도 이를 인식하며 뼈를 깎는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회사는 이번 분기에 공급망 및 기술 부문의 직원 퇴직 관련 비용으로 2억3000만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출했다. 이 때문에 판매관리비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힐 CEO는 "강조해왔듯 사업의 건전성과 질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사업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회사의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더 단단히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이 아닌 스포츠라는 나이키 본업에 집중하며 도매 판매 전략도 확장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힐 CEO는 "나이키는 러닝 등 스포츠 제품을 강화하며 선수 중심의 혁신에 주력할 것"이라며 "수년간 나이키 다이렉트 퍼스트(Nike Direct-First) 전략을 폈지만 이를 조정하며 주요 도시의 도매 사업도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