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과 한국투자증권이 가상자산거래소 진출을 본격화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상자산거래소 진출을 본격화 하는 미래에셋그룹과 한국투자증권이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미래에셋은 거래소를 사실상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며 사업 협력에 무게를 뒀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지분을 97.15%까지 확대하며 사실상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미래에셋은 코빗의 사명을 '디지털X'로 변경하고 그룹 차원의 디지털금융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거래소를 직접 소유하기보다는 전략적 투자 방식을 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벤처스와 함께 코인원 지분 약 20%를 확보했다. 경영권을 확보하기보다 거래소와의 협업 기반을 마련하고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 기반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각 금융사들의 디지털자산 사업 전략과 규제 대응 방식의 차이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빗 지분을 인수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사진=뉴스1

미래에셋은 거래소를 그룹 내 핵심 사업으로 편입해 자산관리(WM),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기존 금융 서비스와 연계한 종합 디지털금융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거래소를 직접 보유함으로써 가상자산 사업에 필요한 기술과 인프라를 결합하고 시장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거래소 경영권 확보가 아닌 협업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글로벌 거래소 OKX와 함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사업 협력과 기술 시너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투자 규모와 사업 모델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다만 이같은 전략이 현재 국회와 금융당국에서 도입을 논의 중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제도가 도입될 경우 두 금융사의 전략차이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다. 기존 대주주에 대한 경과규정과 유예기간이 어떻게 마련되느냐에 따라 금융사들의 거래소 투자 전략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과 국회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과정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는 확정된 내용은 아니며 지분 상한과 기존 사업자에 대한 경과규정·유예기간 등은 입법 과정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이 코빗 지분 97.15%를 보유한 만큼 향후 거래소 대주주 지분 상한이 도입되면 초과 지분을 처분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래에셋은 지분규제 불확실성에도 시장 선점에 무게를 뒀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향후 법 제정 내용과 유예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사진은 지난 6월4일 공동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왼쪽부터),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스타 쉬 OKX 창업자 겸 CEO./사진=염윤경 기자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거래소 대주주 지분 상한으로 논의되는 20% 수준 코인원 지분만 확보했다. 경영권을 직접 인수하기보다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디지털자산 사업 협력 기반을 마련하면서도 향후 지분 규제가 도입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지분 처분 부담을 줄이고 제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번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증권의 사례가 향후 다른 금융그룹들의 디지털자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접 인수와 전략적 투자라는 두 모델 가운데 어느 방식이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거래소 지배구조 규제와 디지털자산 제도 정비 방향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향후 제도와 시장 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면서 기존 금융사업과 디지털자산을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 측도 "향후 관계 당국의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준수하며 RWA와 STO,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투자 생태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