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국내에서 축적한 외국인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서울 주요 관광 상권을 넘어 제주·부산 등 전국 각지로 확산된 K뷰티 수요와 상품 큐레이션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매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올리브영의 전체 매출은 24.5% 늘어난 1조5372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이 각각 21%, 31% 성장했다.
외국인들의 쇼핑 수요는 서울을 넘어 전국 각지로 확대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집객 효과가 큰 대형 매장이 자리한 상권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비수도권 지역의 외국인 구매 건수는 2022년 대비 86.8배 늘어났다. 이는 수도권 신장률인 20.5배를 웃도는 수치로 제주(199.5배), 광주(71.6배), 부산(59.1배), 강원(57.9배)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구매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국인 고객이 가장 많이 구매한 상위 10개 상품의 카테고리는 총 7개로 집계됐다.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마스크팩은 물론 클렌징폼, 미스트, 로션, 크림 등 단계별 스킨케어 상품이 고르게 포함됐고 픽서, 립케어 등 메이크업 관련 제품도 이름을 올렸다. 단일 히트 상품을 넘어 한국식 스킨케어 루틴 전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K뷰티 트렌드를 가장 집약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외국인의 유입을 이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리브영은 2400개 이상의 K뷰티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 대기업 브랜드부터 중소·인디 브랜드까지 비교·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군을 트렌드에 맞춰 제안하는 큐레이션 역량도 외국인 소비 확대를 이끄는 배경이다.
올리브영은 국내에서 검증된 외국인 수요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선다. 이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그룹 내 중요도가 높은 사업이다. 이 회장은 이달 하순 진행되는 미국 출장 일정 동안 CJ올리브영의 미국 1호 매장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물류센터를 구축한 올리브영은 오는 2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올해 안으로 로스앤젤레스(LA) 등 핵심 상권에 4개 매장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1호점 개점과 동시에 미국 전용 온라인 플랫폼도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국내 관광 상권에서 축적한 외국인 소비 데이터가 미국 시장 공략 과정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별 선호 제품과 카테고리, 구매 패턴 등을 파악할 수 있어 현지 매장 상품 구성과 브랜드 큐레이션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다양한 브랜드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확인하고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기 유리한 구조"라며 "그동안 쌓아온 방한 외국인의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지 고객 성향에 맞춘 큐레이션이 이뤄진다면 국내에서의 K뷰티 경험이 미국 현지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