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재점화되며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29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반등의 신호탄을 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83조9391억원, 영업이익 63조9868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77.6%, 영업이익은 594.5% 급증할 전망이다.
이번 실적 발표는 AI 시장의 성장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반도체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반도체주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AI 인프라 시장이 이제 막 개화 단계인 만큼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가 지속되며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AI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엔비디아가 최근 주요 고객사에 대규모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거래를 추진하면서 'AI 거품론'에 불이 붙었다.
현재 엔비디아는 SK와 5000억달러 이상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추진하기로 한 데 이어 오픈AI에 6000억달러(약 880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2500억달러는 오픈AI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임차와 건설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보증하는데 사용하고 3500억달러는 오픈AI의 칩 구매 자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엔비디아 자금을 받은 기업이 다시 그 돈으로 엔비디아 칩을 사들이는 '순환 금융'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AI 수요와 투자 규모가 부풀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AI 관련주 전반에 대한 거품론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CXMT가 증시에 상장하고 애플에 메모리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기존 반도체 기업들의 입지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27일 종가 기준 25만4000원으로 1달 전 33만9500원에 비해 25.2%가량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도 같은 기간 267만3000원에서 181만6000원으로 32.1% 빠졌고 미국 마이크론의 주가도 1132.33달러에서 900.20달러로 20.5% 내렸다.
업계에서는 29일 발표될 SK하이닉스의 실적이 향후 반도체 업종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AI 시장의 견조한 성장세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지는 콘퍼런스콜에서 제시될 향후 실적 전망 역시 시장의 우려를 완화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을 자신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포럼에서 "AI 시대가 발전한다는 것은 기억을 어딘가에 저장해야 한다는 뜻이고,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메모리 칩"이라며 "지금 상황을 보면 메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그대로 보유하고 계시라"며 "자산을 지키는 데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