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한화시스템이 미국 자회사 한화필리조선소의 실적 개선 시점을 내년으로 제시했다. 올해는 기존 저가 수주 선박의 인도와 공정 정상화 작업으로 적자가 이어지겠지만 2027년부터는 적자 선종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수익성 높은 선박 건조가 본격화되면서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28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도 적자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적자 선종 인도가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에 따르면 필리조선소가 속한 기타 부문은 2분기 매출 2297억원, 영업손실 2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40%,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지만 적자는 벗어나지 못했다. 인도를 앞둔 선박의 공정 투입이 늘면서 매출은 증가했지만 기존 적자 선종 건조 부담이 이어지면서 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3·4분기에도 남아 있는 적자 선종과 후속으로 건조해야 하는 컨테이너선 등의 건조가 예정돼 있다"며 "앞선 적자 선종의 공정 지연으로 후속 선박 건조도 밀린 상태여서 하반기에는 이를 만회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리조선소의 턴어라운드 기대를 키우는 배경에는 신규 특수선 수주가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17일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특수선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미사일 시험 때 궤적을 추적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해상미사일시험계측선(MRIV) 2척을 짓는 사업이다. 미국 선박관리업체 토트서비스(TOTE Services)와 함께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필리조선소는 배를 짓고 토트서비스는 일정과 비용 관리를 맡는다.


건조 예정인 선박은 1965년, 1970년에 각각 건조된 노후 계측선 두 척을 대체하는 신형 선박 '골든 디펜더'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첫 번째 선박은 2030년 인도될 예정이다.

MRIV는 미국이 추진 중인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꼽힌다. 미국의 조선업 재건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이번 수주 소식은 필리조선소가 짓고 있는 훈련함 '론스타스테이트'호의 명명식 자리에서 함께 공개됐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정부(해사청) 발주로 이런 훈련함 5척을 짓는 사업도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4척을 인도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은 필리가 처음 건조한 선종이어서 초기에는 시행착오로 적자가 발생했지만 한화그룹 인수 이후 설계와 공정을 크게 개선했다"며 "MRIV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조하는 만큼 적자 선종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