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미 현지 고객 접점을 늘리며 글로벌 수주에 공을 들이는 한편 국내 시장에서도 관련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사업 핵심축을 ESS로 빠르게 옮기는 모습이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ESS 사업 역량을 전방위적으로 키워 국내외 시장 내 입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미국청정전력협회(ACP)가 미국 휴스턴에서 개최한 '클린파워 2026'에 스폰서사로 참여하는 동시에 전시장 인근인 현지 다운타운에서 고객 초청 행사를 진행했다. 초청 고객 대상으로 진행하는 비공개 행사인 만큼 핵심 고객들과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며 현지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ESS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제품 및 기술을 소개하며 현지 고객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자사 ESS 제품 브랜드 '그리드온'(GRIDON)과 신제품 '그리드온 2세대'(Gen2) 제품을 공개했다. 이 중에서도 그리드온 Gen2는 미국 시장과 고객 요구를 반영해 개발 중인 차세대 ESS 제품으로 내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직류(DC) 블록뿐 아니라 교류(AC) 블록에도 공용 가능한 구조로 설계하고 DX 블록 컨테이너당 에너지 용량을 평균 15% 정도 확대한 게 특징이다.
SK온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회사는 미국 공장의 대규모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ESS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운영 중인 조지아주 단독 공장 SK배터리아메리카 1·2공장과 올해 가동 예정인 HSBMA 공장, 테네시주 단독 공장 등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했단 평가다.
ESS 수주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현재 복수의 미국 현지 고객사와 총 10GWh 이상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며, 이를 토대로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 20GWh 이상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사업 경쟁력도 꾸준히 육성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 진행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에서 총선정 물량의 50.3%를 확보하면서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해당 물량은 내년 이후부터 전남 지역 3곳에 공급 예정인 만큼 향후 매출과 영업이익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가 성공적인 수주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국내 생산 능력 ▲소재 국산화 ▲화재 안전성 기술력 등이 지목된다. 앞서 SK온은 국내 서산 2공장 라인 일부를 전환해 올해 하반기 국내 최대 ESS용 LFP 배터리 생산역량(3GWh)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양극재·전해액·분리막 등 LFP 배터리 주요 소재 국산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고, 임피던스분광법(EIS)을 비롯한 차별화된 화재 안전성 관련 기술 개발도 가속하고 있다.
양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앞으로의 ESS 사업 성과도 더 뚜렷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지난해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에 최대 7.2GWh 규모의 ESS 제품을 공급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올해 2차 중앙계약시장에서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며 국내외 ESS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국내외 수주 확대가 이어지면서 향후 ESS 사업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