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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KB금융)와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가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다. 은행 이자이익 중심의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기여도가 금융지주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다. 리딩금융 경쟁의 무게중심도 은행 수익성 방어에서 비은행 경쟁력 확보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증권 자본확충과 보험 인수합병(M&A) 검토를 앞세워 비은행 부문 경쟁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증권 자본력을 키워 비은행 우위를 굳히는 전략을 택했다. KB증권은 지난 달 26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올해 초 7000억원 규모의 증자에 이은 추가 자본 확충으로, KB증권은 총 1조7000억원의 자본을 보강하게 됐다.

이번 증자는 기업금융(IB), 발행어음, 모험자본 공급, 종합투자계좌(IMA) 등 자본 활용도가 높은 사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KB증권은 이를 통해 기업 성장자금 공급 역량을 높이고 초대형 IB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보험 부문 보강을 통한 추격에 나섰다. 신한금융지주는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KB금융지주와의 리딩금융 경쟁에서 비은행 경쟁력, 특히 손해보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카드·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최근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에서 KB금융과 격차가 나타나면서 추가 성장동력 확보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두 금융지주의 비은행 체력 차이는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1분기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순이익은 KB금융이 7914억원, 신한금융이 4655억원 수준이다.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 역시 KB금융은 43%까지 확대된 반면 신한금융은 34.5% 수준에 머물렀다. KB금융이 비은행 부문에서 앞서가는 가운데 신한금융이 보험 M&A를 통해 격차를 좁히는 구도다.

양사 모두 비은행을 수익성 개선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전무는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전통적 은행 산업에 있어서는 '위기'로 인식될 수 있는 '머니무브'의 물결을, 비이자·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며 그룹의 전체 펀더멘털이 한층 더 레벨업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역시 비은행 부문 수익성 개선을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장정훈 신한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수익성 측면에선 자본수익률(ROC)을 기반으로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그룹 ROE를 개선할 계획"이라며 "올해에는 증권, 내년에는 카드와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 개선을 통해 ROE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3년 흐름에서는 KB금융의 비은행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KB금융은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를 30%대 후반에서 40% 안팎으로 유지해왔다. 반면 신한금융은 2023년 35.0%였던 비은행 기여도가 2024년 24.1%까지 하락한 뒤 2025년 29.3%로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비은행 강화 나선 양종희·진옥동…조직 쇄신 vs 시너지 확대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부문을 키우는 배경에는 은행 중심 수익구조에 대한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박이 이어지면서 은행 이익만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지주의 이익 대부분이 여전히 은행 부문에서 발생하는 만큼 증권·보험·자산관리(WM)·IB 등 비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모두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양 회장의 비은행 강화 의지는 취임 이후 인사와 조직개편 과정에서 드러난다. 양 회장은 2023년 말 취임 후 첫 계열사 CEO 인사에서 KB증권 WM부문,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내부 출신 또는 업권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전면 배치하며 각 계열사의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 같은 기조는 이후 조직개편에서도 이어졌다. KB금융은 2024년 말 조직개편에서 지주 전략담당과 리스크관리담당에 각각 KB자산운용, KB증권 출신 임원을 발탁했다. 2025년 말 조직개편에서는 CIB마켓부문을 신설해 그룹 차원의 투자·운용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다. 증권·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의 역량을 지주 전략과 리스크 관리, 자본시장 사업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의 비은행 전략은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은행과 증권의 One WM(자산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시니어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보험과 자산운용의 시너지를 통해 자산 수익성을 높이고 글로벌에서도 확고한 초격차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플랫폼 전략도 같은 흐름이다. 지난달 신한금융이 공개한 '신한 슈퍼SOL'은 은행·증권·카드·라이프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올인원 금융 플랫폼이다. 기존 통합 앱이 그룹사별 주요 기능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슈퍼SOL은 계열사 간 경계를 낮춰 고객 접점을 하나로 묶는 데 방점이 있다. 진 회장은 "은행·증권·카드·라이프의 오랜 경계와 단절을 없애 고객 일상에 꼭 필요한 올인원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