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경상수지가 386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5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스1

경상수지가 3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 상품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데다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까지 개선되면서 흑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282억9000만달러)보다 103억2000만달러 늘어난 규모로, 지난 3월 기록했던 종전 최대치를 두 달 만에 경신했다. 올해 1~5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412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2023년 5월 이후 37개월 연속 흑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2000년대 들어 2019년 3월 이후 최장기간 흑자 기록"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것은 상품수지였다. 5월 상품수지는 378억6000만달러 흑자로 전월(338억8000만달러)을 웃돌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상품 수출은 943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2.9% 증가한 반면 수입은 564억8000만달러로 2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유 부장은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을 크게 웃돌면서 상품수지가 두 달 만에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컴퓨터·주변기기 등 정보통신(IT) 품목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석유제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비IT 품목까지 증가세를 보였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7.7% 급증했고 정보통신기기도 103.9% 늘었다. 석유제품 수출 역시 49.1% 증가했다.


수입은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크게 늘었다. 원유 수입은 24.8%, 반도체는 61.1%, 반도체 제조장비는 54.9%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10억9000만달러로 전월(-24억2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절반 이상 줄었다. 여행수지는 5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고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도 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유 부장은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수지는 전월 서비스 대가 일부가 당월에 수취되면서 일시적 적자가 해소됐다"며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는 해외 자회사로부터의 상표권·특허권 사용료 수입이 계절적으로 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수지는 최근 입국자 수가 전년 대비 크게 늘면서 소폭 흑자를 기록하는 등 상당폭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본원소득수지는 21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배당소득이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전월 계절적으로 집중됐던 배당금 지급이 줄어든 영향이다.

금융계정은 310억8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5억6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26억9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2억4000만달러 늘어난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46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310억5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으나 채권투자는 64억달러 순유입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가 기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유 부장은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는 1510억달러 흑자인데 1~5월 누적 흑자가 이미 1413억달러 수준"이라며 "6월에 100억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하면 상반기 전망치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 상품수지 흐름을 감안하면 상반기 실적은 전망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고 연간 경상수지도 기존 전망보다 높아질 수 있다"며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흐름까지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경상수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