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최초로 연매출 6000억원을 돌파한 bhc의 성장 비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업계 전반이 계육 수급난을 겪는 동안 bhc는 원가 부담보다 가맹점의 안정적인 영업을 우선하는 전략을 택했다. 공급망 관리에 집중하며 계육을 확보한 결과 경쟁사 수요를 흡수했고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hc는 2025년 별도 기준 매출 6147억원, 영업이익 164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9.9%, 23.0% 증가한 수치로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처음으로 연매출 60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3136억원에서 3870억원으로 늘면서 매출원가율도 61.2%에서 63.0%로 1.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26.1%에서 26.8%로 개선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확보한 매출 증가 효과가 원가 부담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치킨업계는 AI 확산으로 육계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닭다리와 날개 등 부분육 공급이 부족해지자 일부 프랜차이즈와 개인 치킨점에서는 품절과 발주 제한 사례가 잇따랐다. 계육 확보 여부가 곧 영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올해 4월 발표한 육계 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육계 산지가격은 1㎏당 평균 2700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약 19% 상승했다. 산지 가격 급등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원가 부담으로 직결됐다. bhc는 비용 절감보다 공급 안정에 무게를 뒀다.
bhc 관계자는 구체적인 구매 단가와 확보 물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중 평균 인상 폭보다 높은 단가를 제시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며 "사전 물량 확보와 협력사 협의, 물류 운영을 강화하며 대부분 가맹점이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공급 체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응은 송호섭 대표 취임 이후 이어진 '점주 우선' 경영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송 대표는 취임 직후 전국 가맹점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고 점주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후 100억원 규모의 가맹점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 부담을 덜고,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한 자율분쟁조정협의회를 출범시키는 등 상생 정책을 확대해 왔다. 업계에서는 평상시 구축한 가맹점 중심 경영이 AI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공급망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브랜드 경쟁력이 메뉴나 마케팅을 넘어 공급망 관리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보다 가맹점의 영업 연속성을 우선한 전략이 소비자 이탈을 막았고 경쟁사 수요까지 흡수하며 실적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bhc 관계자는 "AI 확산으로 계육 수급이 불안정했던 시기에도 대부분의 가맹점이 큰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신메뉴 개발과 원재료 확보로 가맹점이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