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국지성 폭우가 본격화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전국 곳곳 호우특보가 발효된 9일 경기 시흥시 안현교차로가 침수돼 차량이 멈춰 선 모습./사진=뉴시스

장마철 국지성 폭우가 본격화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됐지만 손해율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차량 침수와 빗길 사고가 집중되는 여름철이 시작되면서 하반기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4곳의 올해 1~5월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단순 평균 84.7%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회사별로는 DB손보 84.9%, KB손보 84.8%, 삼성화재 84.7%, 현대해상 84.2% 순이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가운데 보험금으로 지급한 비율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80%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손보사들은 올해 2월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대 인상했지만 정비요금과 부품비, 의료비 등 보상 원가가 함께 오르면서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하반기다. 자동차보험은 장마와 휴가철, 태풍, 겨울철 빙판길 등 계절 영향을 크게 받는 상품이다. 특히 7월부터는 집중호우에 따른 차량 침수와 빗길 사고가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지난해에도 장마와 휴가철이 겹친 7월과 9월 대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모두 90%를 넘어섰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된 차량 침수사고는 총 3만5011건이다. 이 가운데 7~10월 발생 건수는 3만3490건으로 전체의 95.7%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침수사고 4건 중 3건은 폐차 수준인 '침수전손'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집계에서도 최근 5년간 7~8월 침수 피해액은 연평균 443억원으로 평시의 두 배를 웃돌았고 침수 피해 건수의 65%가 장마철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보급 확대도 장마철 손해율 관리의 부담 요인이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자제어장치 등 고가 부품 비중이 높아 사고 1건당 평균 손해액이 내연기관차의 1.7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침수 피해가 전손 처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전기차 비중 확대는 손보사 입장에서 추가 변수로 꼽힌다.

주요 손보사들은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침수예방 비상팀을 통해 전국 1300곳 이상 침수 예상 지역을 점검하고, 현대해상은 차량 대피 알림 시스템과 침수인지시스템을 활용해 위험지역 차량 이동을 안내한다. KB손해보험은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비한 비상대응 프로세스로 기상정보 수집, 현장 순찰, 긴급대피 안내, 비상캠프 운영 등을 단계별로 진행한다. DB손해보험은 SOS서비스 특약 가입 고객에게 긴급 견인, 배터리 충전, 타이어 교체, 비상급유 등 긴급출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권 차원의 대응도 확대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손보사,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과 함께 '긴급대피 알림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장 순찰자가 침수 위험지역 차량번호를 시스템에 입력하면 차주에게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등으로 대피 안내를 보내는 방식이다. 지난해 대피 알림을 받은 차량 2802대 가운데 실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은 9대에 그쳤다. 이 서비스는 침수 피해가 발생한 뒤 보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차량 이동을 유도해 피해 자체를 줄이는 예방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됐지만 인상 폭이 제한적이어서 누적 손해율을 단기간에 낮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장마철 침수와 빗길 사고, 전기차 손해액 증가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익 관리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