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치 최대 주주 이경환 회장이 주식을 매도한 후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주주환원책도 미비해 잡음이 커진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경영권을 내려놓은 최대 주주의 고점 매도와 소극적인 주주환원책이 맞물리며 비에이치를 둘러싼 잡음이 커진다.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이른바 '주가누르기 방지법' 적용 대상에 들면서 자사주 소각 등 주가 부양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에이치의 최대 주주인 이경환 회장(지분율 21.46%)은 지난 5월26일 보유 주식 731만7145주 가운데 8만4323주를 주당 4만691원에 장내 매도했다.


이 회장의 지분 매도 시점은 주가가 최고점에 달했던 날과 일치한다. 비에이치 주가는 지난 5월26일 종가 기준 4만200원으로 고점을 기록했으나 이 회장의 지분 매도 이후 급락세를 탔다. 6월26일 1만9980원으로 주저앉은 데 이어 7월14일 1만7780원까지 밀려났다. 고점 대비 약 56% 내린 수치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31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현재 미등기임원(회장) 직함만 유지하고 있다. 경영권을 내려놓은 임원이 고점에 지분을 매도해 사익을 챙길 동안 주주들만 주가 하락의 피해를 떠안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비에이치의 주주환원책은 낙제점이다. 지난해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은 33.3%로 총 15개 지표 중 5개 준수에 그치며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와 역행하는 행보를 보였다.


비에이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행했던 주주배당정책이 종료된 이후 현재까지 새로운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하지 못했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국제정세 혼란 등 대외 불확실성 증가와 전방시장 성장 둔화로 향후 배당 정책을 명시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당 배당금도 최근 3년간 250원으로 동결됐다. 시가 배당률 역시 2023년 1.2%, 2024년 1.6%, 2025년 1.5%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4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스닥 시장 평균 시가 배당률인 2.637%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주주환원 예측 가능성도 뒷걸음질 쳤다. 올해 진행된 제27기 결산배당의 경우 배당 기준일(2025년 12월31일)이 한 달 넘게 지난 2월9일에야 배당 결정을 공시했다.

이날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보고하며,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장사의 대주주에게 상속·증여세 부담을 늘리는 '주가누르기 방지법' 추진 방향을 밝혔다. 구체적인 과세 기준은 이달 말 발표될 세제개편안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배 미만인 상장사 대주주가 상속이나 증여할 때 회사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기준으로 평가액을 산정해 과세하는 것이 골자다. 대주주가 세금을 아끼기 위해 주가 부양을 억누르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올해 11월부터 저PBR 기업 명단을 선정·공표하고, 개선 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경우 일정 기간 명단 공개를 면제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현재 비에이치의 PBR은 약 0.74배 수준으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적용 대상에 들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