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커피가 한국식 메뉴와 브랜드 정체성을 앞세운 'K카페' 전략으로 캐나다 시장을 공략하며 해외 진출의 새로운 성공 공식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이디야

한국식 카페 문화가 해외에서도 통하기 시작했다. 이디야커피는 캐나다에서 달고나라떼와 아샷추(아이스티에 샷 추가), 꿀호떡 등 한국식 메뉴를 그대로 선보이며 북미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해외 진출의 성공 공식으로 여겨졌던 현지화 대신 한국다움을 앞세운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K카페가 K푸드에 이어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24일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지난 4월 문을 연 캐나다 토론토 1호점은 이달 1~14일 기준 일평균 약 400명이 방문했다. 주말에는 하루 방문객이 600명을 웃돌았다. 개점 초기임에도 안정적인 고객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현지 소비자들이 찾는 메뉴는 국내와 달랐다. 한국에서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등 기본 커피가 판매량을 기록하는 반면 캐나다에서는 달고나라떼와 아샷추, 아망추(아이스 망고주스에 샷 추가), 꿀호떡 등이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에서 유행한 메뉴가 현지 인기 메뉴로 자리 잡으며 한국식 카페 경험 자체가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다.

이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외식업계는 국가별 식문화와 소비 성향에 맞춰 메뉴를 조정하는 현지화 전략을 우선해 왔다. 단맛을 줄이거나 현지 식재료를 활용하고, 익숙한 메뉴를 개발해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커피 역시 국가별 기호 차이가 큰 만큼 현지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이 필수 전략으로 여겨졌다.

최근에는 한국적인 요소를 그대로 살리는 전략이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K뷰티, K푸드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문화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를 바라보는 소비자 인식이 달라진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한국에서 경험한 메뉴와 문화를 그대로 즐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브랜드 정체성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디야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한국에서 판매하는 메뉴를 운영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별도 메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한국식 카페 경험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현지화 여부가 중요한 과제였다면 최근에는 한국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적인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K팝과 K콘텐츠, K뷰티 등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한국적인 요소를 앞세운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이 모든 시장에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허 교수는 "한국적인 요소를 앞세우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며 "일시적인 관심에 그칠지,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지속적인 소비자 반응과 매출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푸드가 한국 음식을 세계 시장에 알렸다면 K카페는 한국식 소비문화를 수출하는 새로운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음료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한국식 메뉴와 공간, 소비 경험을 함께 전달하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

이디야는 올해 하반기 토론토 2호점과 라오스 1호점을 열고, 내년에는 토론토 3·4호점과 라오스 2호점까지 확대하며 해외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국내 다점포 운영을 통해 축적한 레시피 표준화와 매장 운영 체계, 서비스 매뉴얼 및 교육 시스템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일관된 품질과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캐나다 1호점을 통해 한국식 음료와 베이커리에 대한 현지 고객의 높은 관심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