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두고 여야가 재차 충돌했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이후 첫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였지만 검찰개혁 관련 이견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의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 의원들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의 권한 오·남용을 막기 위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다만 피해자 보호를 위한 보완 장치는 충분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경기 수원시갑)은 "검찰은 수사·기소뿐 아니라 불기소권, 인지수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보니 70년 동안 한 번도 제대로 바뀌지 않았다"며 "보완책을 마련해 현행 형사소송법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조항도 훨씬 많이 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서울 중랑구갑)은 아동 성매매 혐의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 사건을 "검찰판 장윤기 사건"이라며 "검사가 아동 성착취 범죄자에 대한 통신영장을 기각했는데 누가 이를 견제하느냐"고 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경기 남양주시병)은 "피해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핵심은 사법절차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충분히 보호되는 것"이라며 "검사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수사 공백과 인권 침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맞섰다.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경북 의성군청송군영덕군울진군)은 "보완수사권은 초동수사 단계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한번 걸러내는 2차적 수사권"이라며 "인권 보장 기능이 있는 제도를 전면 폐지하면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에 새로 부여되는 사실확인 권한에 대해 "사실상 임의수사"라며 "보완수사를 못 하게 한다고 해놓고 임의수사 통로를 열어놓은 것은 보완수사권 폐지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구갑)도 민주당이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 등 일부 범죄만 중대범죄수사청의 보완수사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보이스피싱이나 다단계 사기처럼 복잡한 서민 피해 사건도 보완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정치인 뇌물, 마약, 간첩 사건 등이 대상에서 제외된 점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이해충돌에 가까운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호 장관의 사의를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도 뚜렷했다.
민주당은 정 장관에게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 때까지 검찰개혁을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전남광주 해남군완도군진도군)은 최근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정 장관에게는 "죽더라도 대통령을 성공시키고 죽는 자세가 측근에게 필요하다"며 "(공소청과 중수청을) 모두 출범시키고 나가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 장관의 사의가 여당 강경론에 밀린 결과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이번 사의 표명은) 결국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무력감을 토로한 것 아니냐"며 "대통령과 장관 모두 반대하는데 민주당이 밀어붙여 법안이 날림 처리된다면 이재명 정부 몰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당 곽규택 의원(부산 서구동구)은 "법무부 장관이라면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적하고 대통령에게도 소신 있게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곽 의원이 "보완수사권 폐지는 여당 전당대회 때문에 합리적 논의 없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정 장관은 "전당대회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곽 의원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책임이 있는 자리 아니냐"고 재차 묻자 정 장관은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난 만큼 장관으로서 다른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은 국민의힘의 거듭된 우려 표명에 "보이스피싱이나 다단계 사기처럼 다수 서민 피해 사건은 여야 의원들께서 좀 더 심도 있게 검토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어떠한 권력도 견제를 받지 않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