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롯데카드에 대해 1.5개월 업무정지와 과징금 50억원을 부과했다. 금융당국이 해킹에 따른 정보유출 사고를 이유로 카드사에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원회는 31일 '제14차 회의'에서 롯데카드의 정보유출 사고와 관련해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신용정보법 위반을 적용해 1.5개월 업무정지와 과징금 50억원 부과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해커 공격으로 고객 297만명의 신용정보가 유출된 데 따른 조치다.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롯데카드는 온라인 결제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보안 패치를 제때 적용하지 않았고,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 암호화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도 설치하지 않는 등 정보보호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4.5개월 영업정지를 건의했지만 금융위는 기존 제재 사례와의 형평성, 사고 이후 회사의 수습 노력, 금융시장과 금융소비자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업무정지 기간을 1.5개월로 최종 결정했다.
업무정지는 다음 달 1일부터 9월15일까지 적용된다. 다만 기존 회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드 이용과 결제, 갱신·교체 발급,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신규 신청과 한도 증액 등 기존 회원 대상 서비스는 정상 운영된다. 반면 신규 회원에 대해서는 신용·체크·선불카드 발급이 제한된다. 공공목적 카드 등 일부 예외만 허용된다.
금융위는 정보유출 사고에 책임이 없는 기존 고객까지 불편을 겪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업무정지 범위를 신규 회원 관련 카드 업무로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회원은 카드 사용과 각종 금융서비스를 종전과 같이 이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금융회사 보안관리 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중대한 보안사고가 발생하면 일반 과징금 수준을 넘어서는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무정지 기간에도 금융소비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비스 운영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