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월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전까지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착수를 중단한다고 발언한 이후 모습. / 사진=뉴스1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서범수 의원(재선·울산 울주군)·진종오 의원(초선·비례대표)의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절차적 정당성과 징계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윤리위 내부 갈등도 커지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서 의원과 진 의원의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두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한 데 따른 조치다. 윤리위는 지난달 27일 징계 절차가 시작된 진 의원과 조경태 의원(6선·부산 사하구을), 권영진 의원(재선·대구 달서구병)에 대해선 사실관계 조사를 위한 질의서를 발송하기로 했다.


서 의원은 지난 4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초선·부산 북구갑)이 주최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국회 토론회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씨(가명)가 도착하기 전 맞은편에 앉은 진 의원에게 "돌려차기 한 번 하시죠"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진 의원은 "저는 발보다 손을 잘 쓴다"고 답하기도 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민우 국민의힘 윤리위원장 사퇴 등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조 의원은 야당 몫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박덕흠 국회부의장(4선·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의 낙선을 요청한 의혹으로 윤리위에 제소됐다. 친한동훈(친한)계로 분류되는 진 의원은 6·3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동훈 후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권 의원은 상임위원회 배분 과정에서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등 물의를 빚어 각각 윤리위에 회부됐다.

'돌려차기 실언' 징계 추진을 놓고는 명분이 줄어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의원과 진 의원이 이미 피해자에게 사과했기 때문이다. 서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오늘 피해자분과 통화하고 제 발언에 대해 직접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며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 여러분께도 거듭 사과드린다"고 적었고 진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김씨도 사과를 받아들였다. 김씨는 진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 "이 사유로 누군가가 징계받길 원하지 않는다"며 "정쟁 싸움으로 제 피해를 소비하지 않길 간곡히 기원한다"고 적었다.


윤리위의 징계 절차를 둘러싼 정당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조 의원과 권 의원, 진 의원의 징계 개시 의결은 윤민우 위원장을 포함한 기존 윤리위원 5명 가운데 3명만 참석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당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윤리위원 2명을 추가 임명했고 이날 회의는 7인 체제로 처음 열렸다.

윤리위 내부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윤민우 윤리위원장과 우종한 부위원장이 최근 비밀유지 의무를 둘러싸고 공개적인 공방을 벌여왔던 탓이다. 우 부위원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윤 위원장에게 동반 사퇴를 요청했으나 윤 위원장은 사실상 거부했다"며 "이번 윤리위 내홍의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으로 사퇴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종 의혹 중심에 서 있는 윤 위원장도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명을 남기기 전에 스스로 명예로운 선택을 하시길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윤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비밀유지 의무 위반이 재발하면 관련 규정에 따라 해당 윤리위원의 해임을 당 대표에게 요청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윤리위 운영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우 부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우 부위원장은 지난 3일 성명에서 "윤 위원장이 올 상반기부터 최근까지 징계 대상자 명단 등을 외부인과 사전에 공유하고 상의해 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정치 편향 논란을 극복하려면 당내 비주류 의원의 목소리가 커져야 하는데 윤리위는 오히려 이들에 대한 징계에 나섰다"며 "윤리위가 당의 차기 주도권과 공천권을 당권파와 함께 가져가려는 움직임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의원 4명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사진=뉴시스